아마존서 40일만에 기적 생환한 4남매…母 “살아나가라” 유언

구조된 위토토족 4남매와 구조대원들.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구조된 위토토족 4남매와 구조대원들.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콜롬비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아마존 정글에 떨어진 4명의 아이들이 40일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사고 이후 얼마간 아이들의 어머니도 살아있었으나 아이들에게 “살아 나가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남아메리카 원주민 위토토족 4남매가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살아 나가라” 엄마의 유언…아이들, 열매 먹으며 지켜냈다
구조된 위토토족 4남매와 구조대원들.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구조된 위토토족 4남매와 구조대원들.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추락 사고 17일 만인 지난달 18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4남매가 기적 생환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아이들의 모습은 공개하지 않아 현지 매체에서 혼란이 있었다. 당시 아이들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측되는 임시 대피소의 흔적만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실제로 아이들이 살아있는 것이 맞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얼마 후 페트로 대통령은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며 트위터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별다른 발표가 없던 콜롬비아 정부는 추락 40일만인 지난 9일, 아이들을 모두 찾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에는 열대우림 사이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사진도 있었다.

젖먹이인 11개월 아기까지 포함된 4명의 어린 아이들이 식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맹수와 독충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살아 돌아오면서 현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극적으로 생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어머니 막달레나 무구투이 유언 덕도 있다. 추락 후 나흘 간 살아있던 어머니 막달레나가 큰딸인 레슬리에게 “너희들은 여기서 살아나가라”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 생존을 위한 방법을 배우는 위토토족의 교육이 아이들을 살렸다. 아이들은 비행기에 남아있던 식량을 모두 먹고 난 뒤에는 직접 식량을 구해 살아남았다.

아이들의 할아버지인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위토토족은 어릴 때부터 사냥, 낚시, 채집을 배운다”며 첫째와 둘째인 레슬리와 솔레이니가 정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모인 다마리스 무쿠투이는 “아이들은 자라면서 정기적으로 ‘생존 게임’을 한다”며 “(게임에서) 작은 캠프를 설치하고, 독이 있는 과일을 걸러내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레슬리는 먹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레슬리는 아기를 돌보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척한 얼굴로 발견된 아이들…“배고파요,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비행기 잔해.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비행기 잔해. 사진=콜롬비아 군/연합뉴스/AFP

구조대원은 콜롬비아 국영방송인 RTVC에 “첫째인 레슬리는 구조 첫마디가 ‘배고파요’였다”며 “이어 누워있던 아이들 중 남자아이가 일어나 ‘엄마가 돌아가셨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발견 당시 탈수와 영양실조 상태였다. 공개된 사진을 봐도 깡마른 얼굴이다. 이 외에 벌레 물림 등 증상을 보였다. 다행히 현재는 수도인 보고타 군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과 함께 병원을 찾은 이반 벨라스케스 국방부 장관은 “맏이인 레슬리의 보살핌과 정글에 대한 지식으로 다른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레슬리의 용기와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현재 회복 중이며 단단한 음식 섭취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상태다.

아이들 구조됐지만 ‘기적의 구조작전’ 계속…구조견 실종
실종된 구조견 ‘윌슨’. 사진=트위터 갈무리
실종된 구조견 ‘윌슨’. 사진=트위터 갈무리

4남매를 극적으로 찾아낸 콜롬비아 군 구조팀은 열대우림 속에서 ‘에스페란사’(희망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구조 작전을 여전히 수행 중이다. 아이들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6살 구조견 ‘윌슨’이 실종돼서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이날 언론 설명자료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윌슨을 찾기 위한 작전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는 이번 수색 작전 지휘관 엘데르 히랄도 합동특수작전사령관의 지시라고 전했다.

현지 군 당국은 “아무도 뒤에 남기지 않는다는 명령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