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디지털 경영·지역상생으로 성장 원년 만들 것”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BNK금융그룹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BNK금융그룹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지역금융의 존재를 지역주민들이 보다 잘 느낄 수 있도록 지역과 운명을 함께 하는 상생금융을 실천하겠습니다. 또 한축은 어느 시중 금융그룹보다도 더 철저히 시스템을 혁신해 디지털 경영 기반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습니다.”

빈대인 BNK 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 3월 부산은행 행장 퇴임 후 지난 3월 그룹 회장으로 복귀했다. 빈 회장은 주주들이 그를 회장으로 선택한 이유로 BNK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과 동시에 지역 전문가라는 점을 꼽았다. 빈 회장은 올해 기반 산업 지원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등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애쓴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디지털 전문가로서 빠르게 변해가는 금융 시장 내에서 지역은행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경영을 앞세울 예정이다. 디지털 체제 기반 사업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 그룹으로 도약하고, 해외 사업 진출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 그 결심을 보여주듯 회장이 됨과 동시에 그룹 전체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빈 회장은 “미래생존을 위한 그룹 경쟁력 강화, 그룹의 사업다각화 전략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지역사회와 강력한 동반성장 전략을 수립해 BNK그룹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원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빈 회장을 만나 BNK금융그룹 비전을 들었다.

대담 = 길재식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올해 BNK금융그룹 핵심 경영계획이 궁금하다.

▲무엇보다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신뢰받는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객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기업문화를 정착할 계획이다. 생각과 행동의 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해 경영철학을 ‘바른경영’으로 설정했다. 원칙과 공정, 기본이 바로 선 바른경영을 통해 고객 이익이 우선시 되는 ‘바른금융’을 실천하겠다.

지난 성장 과정에 불미스러운 이슈로 인한 CEO 중도 사임 사태, 급격한 성장에 따른 취약한 자본비율 등은 내부적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다.

새로운 BNK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지주사 역할 정립, 조직과 인적 쇄신을 통한 경영효율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 고객중심 상생금융 역할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지난 5년간 추진해온 GROW 2023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마무하는 해다. 유종의 미를 거둠과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2030년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금융그룹 전체 차원의 디지털 혁신 사업과 계획은 무엇인가.

그룹 회장을 포함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 조직을 신설했다. 디지털 추진방향 설정 및 비전을 공유하며 BNK의 디지털 경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그룹 디지털 혁신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발굴하려고 한다. 시스템 혁신을 기반으로 업무 표준화·자동화·지능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그룹 공통 인프라를 활용 가능한 영역이 있는지 검토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 지역민을 위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 지역 커뮤니티, 지자체와 디지털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금융서비스 제공을 넘어 지역연계 종합플랫폼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 시절 관련 업무를 맡을때부터 전자신문을 통해 디지털 금융에 대한 많은 인사이트를 얻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

-빅블러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빅테크나 핀테크 진영과의 협업강화 계획이 있다면.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소비자 그룹으로 성장한 만큼 이에 따라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빅테크나 핀테크 진영과의 협업 강화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BNK가 가진 금융상품에 대한 노하우와 리스크관리 역량 등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빅테크·핀테크와 협업해 차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자 한다.

-계열사 포트폴리오 다각화 계획이 있는가. 최근 디지털보험사 인수 이야기가 이야기도 들리는데.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사업 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다. 신규 수익원 발굴이나 기존 비즈니스 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 적절한 매물이 나오면 전략적 제휴나 지분투자 등 상황에 맞는 투자를 진행하고자 한다.

특히 BNK금융그룹은 대한민국 대표 지역금융그룹으로 성장했지만, 보험관련 자회사 라인업 추가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제재 등으로 향후 4년간 신규 사업 진출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법률검토를 통해 인터넷 전문 손해보험 진출 방안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PE투자, 해외 보험사 인수 등 대안도 고민 중이다.

-해외 사업 강화 전략이 궁금하다.

▲현재까지 9개 국가에 3개 은행 지점과 4개 은행 사무소, 6개의 캐피탈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금까지는 각 계열사별로 ‘설립’ 위주 확장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M&A 및 지분투자, 계열 간 시너지 사업을 병행 추진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은행 지점의 IB영업 확대, 리테일 시장진출, 현지 RM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척하려고 한다. 또 캐피탈 법인의 은행 전환 등 그룹 글로벌 사업 범위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우량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M&A 및 지분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지의 그룹 네트워크와 피투자 금융기관과 소매금융, 디지털뱅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 부국장이 대담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 부국장이 대담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금융시장 전망이 암울하다는 분석이 많다.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복안이 있다면.

▲올해는 경기침체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수익성 개선보다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자금지원과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전사적인 디지털화로 내부 업무 효율성을 제고해 국내 최고의 1인당 생산성을 달성하고자 한다. 외부적으로는 비대면 영업 채널을 통해 지역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시중 금융그룹과 경쟁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시중 금융그룹 대비 비중이 낮은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비이자 부문에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해 은행에 집중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금융 위기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금융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핀테크, 빅테크가 등장하면서 지역밀착형 대면 영업 중심인 지방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존 업무의 디지털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동시에 BNK만의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투트랙 전략으로 디지털 기반 영업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모바일 고객경험을 개선해 더 나은 디지털 영업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기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영업기반을 확대해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과의 상생을 토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려고 한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가덕도 신공항, 경남 항공산단 및 조선, 울산의 자동차 화학 등 여러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올해 2030세계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자체 TF를 출범했다. 금융이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 사업을 발굴하고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국제적 행사가 우리 지역에서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자산관리(WM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울·경 지역 자산관리시장도 규모가 커졌다. 변화된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양행을 중심으로 프라이빗뱅킹(PB) 특화 점포 신설 등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자산관리 및 은퇴금융 영역의 경쟁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세무, 법률, 부동산컨설팅, 라이프스타일 등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겠다.

-그룹차원의 상생경영 및 서민금융 확대방안이 있다면.

▲지역사회는 BNK금융그룹의 터전인 만큼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경남은행이 4월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통해 7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신입행원 공채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역 내 청년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들의 안정적인 사업 영위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한 다양한 상생 금융지원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우리 지역 경제의 활력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을 지키고, 지역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에 집중하겠다. 매년 중소기업 상생 대출펀드를 조성해 지역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있다. 21년 1조 5000억원, 22년 2조원, 23년 1조원 규모다.

또 14조7000억원 규모의 ‘위기극복 동행 프로젝트’를 3년간 실시하며, 생산적 금융지원을 통한 공공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스타트업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방은행 최초의 창업 플랫폼인 ‘썸-인큐베이터’를 개소해 운영 중이다. 현재 90개 스타트업과 함께 했으며, 향후 더 많은 지역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

-취임 100일을 맞았다. 회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BNK금융그룹은 외형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몇 차례 아픔을 겪었다. 이는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한 데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고객, 주주, 지역, 임직원에게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 이를 위해 바른 경영을 근간으로 BNK를 이끌겠다.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는 CEO가 되겠다고 약속하겠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빈대인 회장은...

1960년생인 빈대인 회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2013년 경영진으로 선임돼 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미래채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4월 행장 경영공백으로 직무대행에 선임된 후 2017년 9월 행장에 취임했다. 2021년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빈 회장은 특히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뱅크인 썸뱅크를 출시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했다. 이외에도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을 적극적으로 주도해왔다.

지역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특히 2017년 그룹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조직을 조기 안정화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BNK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는 경남영업본부 부행장보를 맡아 지역 정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

정리=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 사진=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