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절주절](6)만찬주 한 잔에도 메시지 담는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5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5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국가를 막론하고 손님을 대접하는 고유 전통이 있다. 환경과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지만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술이다.

오늘날에도 특별한 행사를 개최할 때 엄선한 만찬주로 건배하며 덕담을 나누는 것은 빠지지 않는 절차 중 하나다. 외국 정상이나 국빈이 방문하면 특별한 만찬을 내놓는데 이때 만찬주는 보다 많은 의미를 담는다. 국빈용 만찬주로 등장한 술은 주종부터 가격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행사 성격이나 당시 분위기, 손님 취향과 입맛을 모두 고려해 선정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식에는 와인과 국내 생산 술이 주로 등장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끌로 뒤발 까베르네 쇼비뇽'이 만찬주로 올랐다. 끌로뒤발은 1976년, 1986년, 2006년 미국와인과 프랑스와인이 자존심을 겨뤘던 이른바 '파리의 심판'에서 프랑스와인을 제쳐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미국 대표 와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평소 즐겨마시는 주종은 막걸리였고 재임 당시에는 막걸리를 주로 만찬주로 내놓기도 했다. 충북 단양 지역 대강양조장에서 만든 '소맥산 생막걸리'는 당시 청와대 공식만찬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로는 '청도 감그린 아이스 와인'이 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식 만찬을 생략한 대신 국내 기업인들을 초청한 '호프미팅'에서 세븐브로이의 수제맥주 '강서 마일드 에일'을 만찬주로 대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에 전통주 6종을 건배주로 내놨다. 윤 정부가 출범한지 1년 3개월간 등장한 만찬주도 매우 다양하다.

작년 5월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내놓은 만찬주는 '바소2017', 국산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결', 미국 나파밸리 '샤도 몬텔레나 나파밸리 샤도네이'다. 바소의 경우 한국인이 소유한 와이너리서 만든데다 공식 만찬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전두환 전직 대통령의 삼남인 전재만씨가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제품인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5월 한일정삼회담에서 내놓은 일본식 청주 '경주법주 초특선' 역시 전통주를 모방한 술을 만찬주로 내놨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