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포노 사피엔스의 직업병 '방아쇠수지증후군'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있는가. 우리는 아침 기상부터 저녁 취침까지 스마트폰과 함께하며 마치 신체 일부처럼 사용한다. 2015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현대인을 빗대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표현했다. 이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인류를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현재의 인류를 의미한다.

문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기기를 직접 만지는 손가락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손가락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그만큼 다치기도 쉬운 부위다. 관절, 인대 등 여러 조직이 자그마한 손가락 부위에 섬세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가락에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지거나 무리한 동작이 반복될 경우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가락에 다발하는 질환으로는 '방아쇠수지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 힘줄에 지속적인 마찰이 가해지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가락을 접을 때 들리는 소리가 마치 총의 방아쇠 소리를 연상시켜 방아쇠수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는 지난해 29만255명으로 나타나 2018년(23만5111명)보다 23.5%나 증가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주로 엄지, 중지, 약지 손가락에서 발생한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염증과 붓기가 심해져 통증이 커지고 손가락을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펴는 게 어려워진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손가락 관절의 퇴행으로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방아쇠수지증후군 치료를 위해 약침과 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순수 한약재를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손가락 염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여기에 침 치료를 병행하면 손가락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 촉진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 손가락 관절 질환의 경우 신경이 이어진 경추(목뼈)의 과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치료도 중요하다. 경추 관절의 가동성을 개선하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추나요법을 실시하면 방아쇠수지증후군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널리 이용되는 '신바로약침'은 방아쇠수지증후군 증상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자생한방병원이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한 임상증례 논문에 따르면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신바로약침과 침 치료를 3주간 실시한 결과, 통증 숫자평가척도(NRS)가 치료 전 9점에서 3주 후 1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가장 극심한 10점에서 통증이 없는 0점 사이의 숫자로 표시한 척도를 뜻한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가락과 손목을 자주 풀어줘 손가락에 긴장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은 최우선으로 피하도록 하자.

손가락에 쌓인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혈자리 지압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양계혈은 엄지손가락을 젖혀 세웠을 때 손목 쪽으로 내려와 움푹 파인 혈자리로, 이곳을 가볍게 5~6번 지압하면 손가락에 누적된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자기 전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10분 정도 손가락을 풀어주는 것 역시 긴장 완화에 효과적이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 사용으로도 빈번히 발생하는 현대인의 질환이다. 일상생활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평소 손가락 관리에 신경쓰며 건강에 관심을 갖자.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