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 〈163〉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강화

[ET대학포럼] 〈163〉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강화

금융소비자보호가 강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사의 책임 강화와 함께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 1월부터 금융소비자가 간편하게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의 비교·추천서비스가 시작됐다.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고 보험사간 경쟁을 촉진하며 보험 판매채널의 다양화라는 기대효과가 있었다. 소비자가 보험료를 간편하게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어 보험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형 손보사는 중개 대가로 온라인 플랫폼에 제공하는 3~3.5%의 수수료를 고스란히 보험료에 반영하고 있어 원래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서비스가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이용이 저조한 편이다. 7개 핀테크사에서 제공하는 10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약 12만명이 이용하고 6100여건만의 보험계약이 체결되어 전체 자동차보험 계약의 약 0.024% 수준에 그쳤다. 보험사 비대면 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갱신이 주 평균 14만건임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편이다.

금융소비자의 이용 확대를 위해서는 보험사의 책임 강화와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보험사는 이용자들이 불편하다고 지적한 사항 등을 개선하고 서비스 편의성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확한 보험료 산출을 위한 정보공유 항목을 확대하고 수수료 체계 개선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또 보험업법이 개정되는 10월부터 실손보험 청구가 전산화된다. 소비자가 요청하면 병원, 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에서 보험금 청구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송부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실손보험 청구시 소비자는 서류를 일일이 요양기관에서 발급받아 서면으로 보험사에 제출하게 돼있어 불편한 방식이었다. 이를 소비자가 요청하면 요양기관에서 실손보험금 청구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

보험소비자는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 보험금청구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고 그로 인한 소액보험금 미청구도 줄어들면서 금전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험사에서 청구 간소화를 내세우며 소비자의 의료데이터를 집적하고 이를 토대로 보험금 지급을 삭감하거나 거부하고 소비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 전산화를 통해 집적되는 의료데이터가 민간기업인 보험사에 의해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보험사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

아울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사업자 의무와 불공정거래행위 규제가 시행되고 이에 대한 감독 및 제재도 이뤄지게 된다. 이용자 자산보호를 위한 가상자산 사업자 의무가 규정되고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자기발행 가상자산거래 등의 불공정거래행위가 규제된다. 물론 금융당국의 감독 및 과징금, 과태료 등의 부과 근거도 마련된다.

가상자산 발행기업의 자의적 수익, 자산 인식을 금지하고 유통량 등 백서의 주요 내용을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거쳐 주석공시하도록 하는 등 회계, 공시규율도 강화돼야 한다.

이와 함께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자 보호도 강화돼야 한다. 선불업 등록대상을 확대하고 선불업자의 영업행위 등을 규율해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선불업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였으나 선불업 감독대상을 확대하고 선불업자 등록 면제기준을 강화하여 선불업 규제 사각지대를 축소하며 등록된 선불업자의 영업행위 등을 규율해야 한다.

이외 금융사의 내부통제도 강화돼야 한다. 금융사 스스로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되고 금융사 임원은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여받는 등 금융권 내부통제가 강화돼야 한다. 그동안 지배구조법에서는 금융회사에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만 부여했으나 이제 금융회사 스스로 임원별 내부통제책임을 사전에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내부통제 마련의무에 더하여 내부통제가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해야 한다.

금융사 서비스 개선과 함께 금융사의 책임이 강화돼야 금융소비자보호도 강화될 수 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cms@sd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