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0]수도권 초접전 투표율 상승 견인…호남 높고, TK 낮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전국 1만 4259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서울 서초구 양재내곡교육지원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전국 1만 4259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서울 서초구 양재내곡교육지원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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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 열기가 4·10 총선 본선까지 이어졌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최종 투표율은 67.0%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표자도 3000만명에 육박했다. 수도권 한강벨트·반도체벨트를 중심으로 초박빙 접전 구도가 전개되며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반면, 대구경북(TK)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22대 총선 투표결과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2966만2313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67.0%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고 투표율이다. 문민정부 이후 총선 투표율은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였다.

수도권 한강벨트·반도체벨트를 중심으로 초박빙 접전 구도가 늘어나면서 투표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분당갑 이광재·안철수, 서울 동작을 류삼영·나경원 등 중진과 신인 야당 인사들이 국민의힘 중진급과 맞붙으면서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천 계양을은 여야의 잠룡인 이재명·원희룡 후보가 출마하면서 거물급 인사의 빅매치가 이뤄져 관심이 집중됐다. 거대양당과 함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등 3지대 군소정당도 수도권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실제 여야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선 서울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69.3%로 21대 총선 투표율 68.1%를 넘겼다. 초박빙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유권자들이 적극적 투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투표율은 서울 48석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 투표율이 전국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났다. 여야 전통적 텃밭에서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남권에서 TK 지역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 효과도 컸다. 10일 본투표율은 21대 총선보다 낮았지만 지난 5~6일 이틀간 열린 사전투표가 높은 투표율을 견인했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로 2013년 사전투표 도입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1대 총선의 사전투표는 26.7%였다. 2014년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1.5%, 최종 투표율은 56.8%였다.

다만 여야는 사전 투표율 결과를 다르게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과 국민의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각각 풀이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지역별 현황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지역별 현황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막판까지 원색적인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며 지지층 결집효과를 높인 것도 투표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 과정에서 인물과 정책 현안은 실종되고 '구질구질한 눈물' '나라 결딴난다' 등 막판까지 원색적 네거티브 공세와 묻지 마 폭로전이 이어졌다. 여야는 총선 전날인 9일까지 서로 고소·고발하는 난타전을 벌였다. 여권은 공영운·양문석·김준혁 등 야권 후보들의 막말과 행적을 맹공했고, 야권은 대통령실 발 이종섭·황상무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대파 발언'에 화력을 집중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권이 200석으로 대통령 탄핵을 넘어 이재명·조국 대표가 자기 죄를 스스로 사면할 것이라는 '이조심판'을 내세웠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 실정을 한 정부에 경고장을 던져야 한다는 '정권심판'을 앞세웠다.

여야 지도부는 선거 당일에도 '국정안정' '정권심판'을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며 오후 6시까지 투표를 독려했다. 높은 사전투표율과 달리 총선 당일 본투표율이 21대 총선보다 낮게 집계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본투표율이 지난 총선보다 많이 부족하다. 그 차이는 대한민국을 지키느냐, 무너지게 하느냐의 차이”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뒷심 부족으로 0.7% 패배를 반복해선 안 된다. 투표율 상승 곡선이 꺾이고 있다. 마지막까지 투표 독려해달라”고 강조했다.

개표는 전국 254곳 개표소에서 오후 6시 30분께부터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율이 70∼8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11일 오전 2시 전후는 돼야 지역구 당선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개표 종료는 지역구 선거는 11일 오전 4시 정도, 비례대표 선거는 11일 오전 6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총선기획팀=성현희(팀장)·박효주·안영국·이준희·조성우·최기창·최다현·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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