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반도체 충돌…HBM 제재에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

미·중 AI 반도체 충돌…HBM 제재에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

미·중 반도체 갈등이 '포괄적 규제'에서 '정밀 타격'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이 미국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 제재에 착수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엔비디아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나섰다. 엔비디아가 2020년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 약속한 정보 공유를 위반한 혐의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를 발표하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하는 가운데에서 나왔다.

미국은 지난 2일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인 HBM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고, 중국은 곧바로 고성능 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갈륨 등에 대한 미국 수출 규제로 맞대응했다.

미·중 반도체 갈등은 타격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전보다 정밀하게 조준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해 5월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 제품에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며, 제품 구매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 역시 미국발 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응한 것으로, 중국 정부가 미·중 갈등으로 미국 기업을 제재한 첫 사례다.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최대 16조원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엔비디아가 마이크론처럼 관련 제품 판매 금지 제재를 받을 경우,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AI 반도체(GPU) 기업으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국내 메모리 제조사 역시 영향권에 들 수 있다. 3분기 기준 엔비디아 매출 중 중국 비중은 15.4% 수준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