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세안 시장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발간한 '아세안 빅3, 5억 시장을 활용하라'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3개국이 한국의 무역 동반자이자 생산기지로서 가치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아세안 지역은 가파른 경제성장과 중산층 증가로 매력적인 소비시장일 뿐만 아니라 저렴한 생산 비용, 풍부한 원자재, 정부의 적극적 산업 육성 정책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1년 기준 제조업 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중국이 826.3달러, 인도네시아 186.2달러, 베트남 288.1달러, 필리핀 285.5달러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코발트 생산 세계 1, 2위 국가다. 필리핀도 니켈(2위), 코발트(6위)의 주요 생산국이다.
이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세안 주요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답보상태에 있거나 하락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2대 수입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2018년(20.1%) 이후 2022년(17.3%)까지 지속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수입시장 점유율 6위), 말레이시아(7위), 싱가포르(5위), 태국(7위) 등에서도 점유율이 떨어지거나 낮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과 아세안 전체 72%에 달하는 4억9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3개국에서 하락하는 우리 기업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별 주요 경제발전 정책을 조사하고,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의 성장성 및 시장성, 정책적 육성 의지 및 잠재성을 고려해 단기 및 중·장기 진출 유망산업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정부가 들어서며 3년 내 8%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누산타라 신수도 건설 등 우선 투자 분야 9개를 선정해 다양한 투자 촉진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시장에서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장기적으로는 일반기계와 석유화학 등이 유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은 '2025 산업 발전 전략과 2035 비전'을 세우고 자국 산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를 추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육성 분야로 △가공 및 제조 △전자·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를 지정했다. 단기적으로 무선통신기기와 차세대 반도체, 장기적으로는 선박과 전기차 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필리핀은 '전략적 우선 투자 계획'을 통해 정부의 중점 투자 산업군을 지정했다. 해당 산업군에 투자 시 세금 면제, 세액공제 강화, 법인소득세 특별세율 적용 등 인센티브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석유제품과 첨단 신소재,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로봇, 에너지신산업 등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효규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제의 안정성과 회복성 강화를 위해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강화가 절실하다”면서 “아세안 국가가 공통으로 추진하는 도시개발 및 산업인프라 구축, 디지털 전환, 교육 및 직업훈련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해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면 좋은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