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쇼핑이 지난해 매출·영업익이 동반 감소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4분기 통상임금 부담이 겹친 영향이다. 올해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중심으로 침체된 업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3조9866억원, 영업이익 47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9%,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수치다.
롯데쇼핑은 실적 배경으로 △내수 부진 장기화 △점포 효율화 등 수익성 중심 경영 △통상임금 부담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해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추정 부담금 532억원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사업부 별로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매출 3조3193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5%, 17.8% 감소했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신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인 18조4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매출·영업익이 줄었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매출 5조5765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으로 각각 2.8%, 25.5% 감소했다. 다만 해외사업은 매출액 3.0%, 영업이익이 19.6% 증가했다. 베트남의 경우 2022년 1분기부터 12개 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동반 신장하고 있다.
e커머스와 연결자회사는 수익성 제고 노력을 이어갔다. 롯데온은 영업손실 685억원으로 적자 폭을 전년 대비 141억원 개선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9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6배 이상 늘어난 498억원을 기록했다. 고마진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 효율화에 매진한 결과다. 롯데컬쳐웍스 또한 매출이 19.6% 줄었지만 판관비 절감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롯데쇼핑은 내실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며 내수 부진을 극복할 방침이다. 백화점은 롯데타운(잠실·소공) 조성과 타임빌라스 확대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 마트·슈퍼는 신규점 오픈과 가맹사업 강화를 통해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다.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은 상반기 내 구성을 마친다. 올해 사업 목표로는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제시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지난해 4분기 자산재평가 결과 전분기 대비 토지 장부가가 17조7000억원으로 약 9조500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크게 축소됐다. 롯데쇼핑은 이번 재평가를 통해 신용평가 등급 및 투자재원 조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전 사업부의 내실 강화 중심 영업활동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제거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