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미래차 시대, 뭉쳐야 산다

“한발 앞서 대응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죠.”

완성차 기업 고위 관계자는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행보와 미국의 관세 압박 등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칫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글로벌 완성차 3위와 6위의 협력 발표는 매우 이례적 일이다. 양 사는 승용·상용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웨이모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웨이모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현대차에 적용, 택시 서비스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손잡았다.

정치연 전자모빌리티부 기자.
정치연 전자모빌리티부 기자.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전동화는 물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까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완성차 기업에 합종연횡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래차 경쟁에서 협력 배경에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의 굴기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까지 대응해야 하는 기업의 절실한 상황이 있다.

중국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배터리 기술과 레벨3 이상 자율주행 역량을 빠르게 축적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수순에 이어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까지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자 자동차 업계에는 전운이 감돈다.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미래차 기술 패권 경쟁에서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이 실감된다.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합종연횡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고, 미래차 시대 선두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