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해외에서 이미 리콜된 제품 577건이 국내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온라인 해외직구가 급증하며 가전·전자·통신기기, 음식료품, 아동·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작년 한 해 동안 중국·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의 국내 유통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총 1336건에 대해 유통(577건) 또는 재유통(759건)을 차단했다고 25일 밝혔다.
해외리콜 제품 577건 중 제조국 정보가 확인된 305건을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191건(62.6%)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이 33건(10.8%)으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중국산(191건)의 경우 '가전·전자·통신기기'가 85건(44.5%), '아동·유아용품'이 46건(24.1%), '생활·자동차용품'이 28건(14.7%) 순이었고, 미국산(33건)은 '생활화학제품'이 10건(30.3%), '가전·전자·통신기기' 6건(18.2%), '음식료품' 5건(15.2%) 순이었다.
해외리콜 제품은 정식 수입사를 통한 유통보다는 오픈마켓의 구매대행이나 전문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하는 경우가 많고, 기존 판매처에서 판매를 차단한 제품이라도 다른 사업자나 유통 채널을 통해 다시 유통될 수 있다.
특히, 작년에는 알리·테무 등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이 유통 또는 재유통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 소비자원은 해외직구 플랫폼을 재유통 집중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시키고, 국민참여채널 등을 통해 재유통 여부를 모니터링해, 전년(513건) 대비 48.0%(246건) 늘어난 759건을 차단했다.
재유통 채널별로 보면 국내 오픈마켓이 418건, 해외직구 플랫폼이 341건이었다. 이번 분석 결과, '가전·전자·통신기기' 품목의 재유통(299건, 39.4%)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돼, 해당 품목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품목별 리콜 사유를 살펴보면 '가전·전자·통신기기(149건)'는 전기적 요인(감전위험, 기준 부적합 등)이 40건(26.8%)으로, '아동·유아용품(84건)'은 부품탈락, 삼킴 및 질식위험으로 인한 리콜이 32건(38.1%)으로 가장 많았다. '음식료품(155건)'은 유해물질 및 알러지 유발성분 함유가 89건(57.4%)으로 가장 많았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