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사업 투자 언급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 가스관 관련주가 30%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전일 급락했던 반도체·자동차 등도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법 폐지 방침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일 대비 8100원(15.31%) 오른 6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시각 한국가스공사도 4550원(12.80%) 상승한 4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동양철관(30.00%) 화성밸브(29.89%) 하이스틸(29.97%) 등 가스관 사업 관련 테마주도 전일 대비 30% 가까이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 등이 알래스카주 천연가스관 사업에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한 영향이다.
이날 반도체주도 소폭 회복했다. KRX 반도체 지수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이날 증가세로 전환됐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 19일 3748.41을 기록한 후 지난 한 주간 총 8.66% 감소하다가 이날 1.27% 소폭 상승해 3313.07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3.76% 오른 19만3100원, 피에스케이홀딩스는 2.16% 오른 4만2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0.92% 소폭 하락해 5만4000원을 기록했다.
간밤 미 상무부 장관이 관세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협력할 것이라고 본다”며 “어딘가 중간에 타협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 피해주'로 꼽혔던 자동차주도 이날 회복세를 보였다. KRX 자동차 지수는 지난달 26일 1890선에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날 1.52% 상승한 1841.38을 기록했다. 전날 급락했던 기아는 2.79% 상승한 9만5900원, 현대차는 2.31% 올라 19만4700원으로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안으로 인한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여파에도 미국 장 마감 후 상무장관의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타협 발언 등이 이를 상쇄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전날 급락한 이차전지, 자동차 등 관세 피해주로 수급 로테이션이 일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회복세 속에 코스피 지수도 1.2%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77% 오른 2548.45로 출발해 2560대를 회복한 뒤 2558.1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1.23% 상승한 746.95로 마쳤다.
다만, 관세 협상 여부는 여전히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방적인 관세 부과에 캐나다·멕시코·중국 3개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을 보여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법 폐지 방침을 거듭 밝힘에 따라 삼성, SK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지도 주요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면서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