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소 곳곳에 화재… “머스크 불만을 방화로?”

테슬라 공장 및 대리점, 일반인 소유 차량에도 방화
일부 차주 “머스크 미치기 전에 샀다” 스티커 붙이기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방화로 추정된다. 사진=리틀턴 소방서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방화로 추정된다. 사진=리틀턴 소방서

미국 보스턴에 있는 테슬라 충전기 여러대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현지 언론은 이 공격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5일(현지 시각)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리틀턴 경찰국은 지난 3일 오전 1시 10분께 한 대형 쇼핑센터 부지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여러 대의 테슬라 충전기가 불길에 휩싸여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소방 대원들은 즉시 지역 전기회사에 연락해 해당 충전소에 전력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전력공급이 중단되기 전 인근의 또다른 충전소에서도 화재가 발생, 이 지역에 있던 12개 충전기 가운데 총 7개의 충전기가 불에 탔다.

다만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화재를 진압한 뒤 초기 조사에서 이번 화재가 누군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방화로 추정된다며 이번 방화 관련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최대 5000달러의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트럼프 행정부에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정부 공무원 대규모 감원, 정부 지출 축소, 연방 정부 개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호 아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머스크 CEO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이는 테슬라에 대한 테러로 이어졌다.

지난주에는 콜로라도의 한 여성이 러브랜드 테슬라 딜러십에 방화를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쳤다. 그는 당시 딜러십 간판과 차량에 스페이 페인트로 그래피티를 그려 경찰에 체포됐는데, 그의 소지품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

또한 지난달에는 테네시주에서 한 남성이 멤피스에 있는 머스크 소유의 데이터 센터를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가 경찰에 기소됐다.

이 같은 공격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4일에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됐다. 이 공장은 지난달 말 벽에 머스크 CEO가 손을 뻗어 인사하는 그림이 그려져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가 나치식 경례를 했다고 비판받은 사진을 그린 그래피티다.

또한 지난 2일 늦은 밤 프랑스에 있는 한 테슬라 대리점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해 차량 8대가 불에 탔다고 AFP는 전했다.

테슬라 관련 건물 외에, 일반인들이 몰고 다니는 테슬라 차량에까지 방화 범죄가 잇따르면서 일부 테슬라 차주들은 차량에 “일론이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I bought it before Elon went nuts)”는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