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소송 남발에 대한 우려가 크고 기업의 혁신 의지와 성장 생태계를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주주 권익을 제고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8단체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할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를 요청했다.

국회는 지난 13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경제8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으로 △법체계 훼손·남소 유발 △위헌 소지 △기업의 혁신의지 저해 △기업 성장 생태계 훼손 △전자주총 준비 미흡 등 크게 5가지로 지적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이사와 회사의 위임관계에 기반한 회사법의 근간을 훼손, 대다수 상법 학자도 법리적 문제가 크다고 지적해 왔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의 주주 대표 소송은 회사 손해를 전제로 회사에 배상하지만 주주 보호 의무 위반 관련 소송은 주주 손해를 전제로 주주에게 배상하는 것이기에 소송 제기 가능성이 주주 대표 소송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혁신 의지도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선제적 사업 재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선 과감하고 신속한 혁신이 중요한데, 상법 개정안이 이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와 관려해서도 “일부 상장사는 주주 수가 수백만 명에 현재 안정적으로 동시 접속이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시스템 오류, 부정확한 주주 자격 확인과 대리투표, 해킹 등의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주요국에서도 전자 주총 입법례가 없기에 입법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