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소유 지분 제한 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규제보다 시장 원리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과 관련해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위적인 지분 규제가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구조를 대체거래소(ATS) 수준으로 정비한다는 취지로, 대주주 소유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소유 분산 기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벤처기업협회는 강제적 지분율 제한이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협회는 “소급 입법을 통해 기존 거래소에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호되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ATS는 설립 단계부터 사전 규제를 적용한 사례인 반면, 이미 운영 중인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구조를 사후적으로 강제 개편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에서 형성된 정당한 지배구조를 흔들어 법적·경제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협회는 “디지털자산 산업은 창업가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해 온 신산업”이라며 “강제적 지분 분산은 기업의 의사결정 역량을 떨어뜨리고 기술 혁신과 사업 구조 전환을 지연시켜 국내 기업을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창업자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규제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도전과 혁신 의지를 꺾을 것”이라며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며 일궈낸 성과를 '핵심 인프라'라는 명분으로 제한할 경우, 향후 혁신적인 창업 도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소유 분산이 규제가 아닌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 진입을 통해 주주 구성이 다양화되고, 소유와 경영에 대한 견제 구조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협회는 “정부가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기업의 혁신 의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강제 매각 대신 상장 활성화 등 시장 친화적 방식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달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내 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업계 현실을 반영한 전향적 재검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