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번주 美와 '2+2' 협상 시작…관세율 인하 목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수행하기 위해 출국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수행하기 위해 출국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시작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통상협의를 갖는다. 미국 동부 현지시간으로 24~25일이 유력하다.

우리나라는 조선과 LNG(액화천연가스) 협력 등을 카드로, 25%의 상호관세율을 낮추고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20일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기간 중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미국 측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일정 및 의제 등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협상에서 한미 간 무역 균형과 비관세 장벽 해소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제안'을 준비 중이다.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의 관세 최소화가 1차 목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및 조선 협력 확대를 통해 미국이 가진 불만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방위비 인상 등을 거론하며 '원스톱 쇼핑 협상'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선 '투트랙'으로 대응한다. 경제와 무역통상 이슈에 집중하고, 안보 이슈는 담당부처가 별도로 협상하자는 것이다. 또 방위비 문제는 이미 바이든 행정부 당시 합의된 2026~2030년 분담금 협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국 측에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이 지난주 1차 협상을 끝낸 일본에 관세는 물론 방위비 인상까지 압박을 강화하면서 한미 간 협상도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은 일본에 방위비 분담금과 쌀 수입 규제, 자동차 인증기준 등을 문제 삼는 등 무역적자뿐 아니라 비관세장벽과 안보 문제 해결까지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카자와 일본 경제재생상과 면담 때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면서 “미국은 일본을 지키는데, 일본은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관급 회담에선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이 일본과 동등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다. 쌀 수입이나 유통 구조 투명성이 없다”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육류나 어패류, 감자 등 농산물의 수입 확대도 요구했다. 모두 미 무역대표부(USTR) 무역장벽 보고서에서도 제기한 내용이다.

일본은 협상 카드로 쌀이나 콩의 수입 확대, 수입 자동차의 인증제도 완화 등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 경제, 무역, 안보 이슈를 통합한 '원스톱 쇼핑 협상'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 대미 무역흑자가 133억달러다. 미국산 수입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