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3] '과학기술계 달래기' 나선 이재명…“퇴행한 R&D 예산 바로 잡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과학기술의 날'을 맞아 “퇴행한 연구개발(R&D) 예산 기조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하며, 과학기술 분야 대전환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폭적인 R&D 예산 삭감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과학기술계 달래기에 나선 행보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기술 패권의 시대에 과학기술은 국가 존립의 핵심”이라며 “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백신, 수소, 미래차 등 국가전략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지출 대비 R&D 예산 비중이 4.4%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퇴행한 예산 기조를 바로잡고 무너진 연구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가 2024년 R&D 예산을 전년 대비 약 16% 삭감하며 연구현장의 강한 반발을 불렀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투자까지 전방위적으로 줄어들며 과학계의 집단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단체는 'R&D 붕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정부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공계 인재 유출과 연구 환경 악화를 언급하며, “이공계 학생·박사후 연구원의 처우 개선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연구자 중심 자율성 회복'도 공언했다. 아울러 지역 연구거점 강화와 '지역 자율 R&D' 체계 구축도 주요 약속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퓨리오사AI NPU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퓨리오사AI NPU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여파가 현장의 뿌리 깊은 불신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이 후보가 '과학기술계 달래기'에 전면으로 나선 것은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반걸음 앞서가면 선도자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과학기술로 도약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