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페리, 中 입국 거부 8년 만에 항저우서 공연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오는 11월 중국 항저우에서 공연한다. 과거 대만 공연에서 반(反)중국 운동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드레스'를 입은 후 중국 입국이 거부된 지 8년 만이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페리는 오는 11월 21∼22일 항저우의 1만8000석 규모 대형 경기장에서 두 차례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상하이에서 열린 패션쇼에 참석하려다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이후 8년 만의 중국 활동이다. 당시 미국 언론은 페리가 앞서 2015년 대만 공연 때 반중국 성향의 해바라기가 그려진 드레스를 입은 탓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입국 금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해바라기는 2014년 대만 학생 시위의 상징이다. 2013년 친 중국계 마잉주(馬英九) 대만 정부가 중국과 '양안 서비스무역 협정'을 체결한 뒤 이듬해 입법원에서 '날치기' 통과를 시도하자 대만 대학생들은 해바라기 장식을 가슴에 달고 시위했고 이는 '해바라기 학생운동'으로 불렸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페리의 비자 발급 거부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연은 미중 양국 관계에 미묘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SCMP는 분석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에 대비해 젊은이들의 소비를 끌어올릴 방법으로 해외 스타들의 공연을 점차 허용하고 있다.

미국 밴드 원리퍼블릭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음력설) 특집 방송에 출연했으며,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도 지난 2월 항저우에서 6차례 공연했다. 항저우 당국은 또 다른 미국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하이 정부 자문 위원들은 스위프트가 “걸어 다니는 국내총생산(GDP)”이라며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페리는 2014년 베이징에서 처음 중국 공연을 했고, 이듬해에는 상하이에서 2차례, 광저우에서 1차례 공연한 바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