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둔화를 이겨내고 1분기 고공 성장을 이어갔다. 커머스 부문 뿐만 아니라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를 비롯해 대만 로켓배송, 명품 e커머스 '파페치' 등 신성장동력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쿠팡은 역대 최대인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해 주주 가치 제고에도 힘쓴다.
7일(한국시간)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 1분기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452.66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기준 분기 최대치로 작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으며 달러 기준으로도 1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원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흑자 전환했다.

프로덕트커머스 부문(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은 상품군 확대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1분기 프로덕트커머스 매출은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으로 원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활성 고객은 2340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9%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는 키엘,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를 유치했다. 로켓배송 카테고리에서도 스와로브스키·컨버스·웨지우드·로얄 코펜하겐 등 인기 브랜드가 입점했다. 그 결과 1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는 25% 이상 늘어났다.
성장부문(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분기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으로 작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대만 사업의 경우 1분기에만 상품군을 6배 가까이 확대했다. 코카콜라·펩시·P&G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현지 브랜드와 관계를 구축한 결과다. 특히 1분기 대만에 와우멤버십을 론칭해 본격적인 '락인 효과'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상품군 확대로 가격은 낮추고, 배송 경험의 기준을 높이는데 집중해 한국 유통 시장의 몇 배에 달하는 성장을 프로덕트 커머스에서 이어갔다”며 “대만에서도 와우(Wow) 경험을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쿠팡은 1조4000억원(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정책을 밝혔다. 이는 상장 이후 최대 규모로 앞서 쿠팡은 지난해 4월 초기 투자자인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1억7790만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은 당사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라며 “기존 시장 상황을 활용해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