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스테이블코인, 은행 공동 대응 골든타임… 원화 기반 전략 시급”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

“올해는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은행권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국산 솔루션 없이 대응이 늦어지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시스템과 금융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은행권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2017년 포럼으로 출범해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국내 대표 블록체인 협회다. 현재 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수협은행과 금융결제원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통해 실증 연구와 기술 협업을 추진 중이다.

류 회장은 “매달 1~2회 세미나를 통해 분과 내에서 글로벌 규제 흐름과 시장 트렌드를 공유하고 해외 주요 사업자들과 만나 관련 기술과 운영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인가제 형태의 제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이 함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업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비해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단순한 고객 편의성 차원이 아니라 지급결제나 외환 거래 등 원화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한다”며 “소액 송금이나 특정 거래에서 원화 기반 결제가 필요하고 사용처만 확보된다면 충분한 시장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총 2.5% 안팎의 수수료가 붙는 만큼, 이를 1%만 줄여도 외국인 소비자 유입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전략적 방어 수단'으로도 꼽힌다. 그는 “미국 테더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지급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자금 흐름을 통제하고 규제하기 위해서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직접 교환하게 되면, 자금 증빙이나 용도 확인 등 해외송금에 필요한 절차를 외국환거래법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류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외환 흐름과 지급결제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험·고책임 금융 수단”이라며 “예금자 보호, 자금세탁방지(KYC·AML) 체계, 회계감사 등 기본적인 금융 인프라를 갖춘 은행이 발행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가 민간 기업의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자산 담보 능력과 자본 건전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고위험 금융 행위”라면서“이중 적립·회계 감사·자금 출처 추적 등 투명한 구조를 위해서 일정 허들은 필연적인 구조”라 설명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