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의 미국·중국 수요 의존도가 일본·독일 등 주요 제조업 경쟁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갈등 등 양국 시장 변화에 경쟁국보다 우리나라 제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일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주요 제조국의 미·중 수요 의존도 분석 결과, 우리나라가 24.5%로 가장 높았다. 일본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17.5%, 독일은 15.8%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제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컴퓨터가 포함된 전기장비 업종의 GDP 해외 수요 의존도는 2023년 76.7%로 2000년 대비 8.5%P 증가했다. 2023년 우리나라 전기장비 업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37.5%로 주요국 중 대만(53.1%) 다음으로 높았다.
국가별로는 2023년에는 미국 의존도가 13.7%로 가장 높았다. 중국 10.8%, 일본 2.6%로 뒤를 이었다.
2000년과 비교하면 2023년 미국 수요 의존도는 1.1%포인트(P) 감소했다. 중국 수요 의존도는 4.8%에서 10.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 제조업 GDP 해외 수요 의존도는 2000년 52.7%에서 2023년 58.4%로 증가했다.

2023년 우리나라 제조업 GDP(4838억달러)의 41.6%(2014억달러)는 국내 수요, 58.4%(2824억달러)는 해외 수요로 각각 유발됐다.
2000년과 비교하면 2023년 우리나라 제조업 GDP 국내 수요 의존도는 47.3%에서 41.6%로 감소한 반면, 해외 수요 의존도는 52.7%에서 58.4%로 증가했다. 해외 수요가 우리나라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양국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다른 경쟁국보다 우리나라 제조업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며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