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기업 '오픈AI'와 잇따라 접촉하며 AI 정책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양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사들은 26일 오픈AI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잇따라 만나 한국 내 협력 방안과 AI 인프라 전략 등을 논의했다.
임문영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특별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오픈AI 측과 면담을 갖고 “이재명 후보는 AI를 국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AI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고속도로' 구축을 약속했다”며 “에너지와 통신 인프라가 뒷받침되는 데이터센터 중심 AI 산업 생태계를 국가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권 CSO는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같은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인프라 강국”이라며 “서울대 등 세계적 수준의 인재 양성 기관,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 그리고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과 크래프톤 등 우수한 게임사까지 '풀스택(Full-stack)' 역량을 갖춘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로컬 AI 모델 운영, 스타트업 투자 등 다양한 협력안을 정부와 기관들과 논의 중”이라며 “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한달 내 서울에 첫 오피스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날 한국 법인을 공식 설립하고 수개월 내 서울에 첫 사무소를 열 계획도 밝혔다. 한국은 챗GPT 유료 구독자 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에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AI과학정책본부장인 최형두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권 CSO와 별도 면담을 진행했다. AI 인프라 구축,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의원은 “국민의힘은 AI G3라는 목표에 진심”이라며 “정부 지원은 물론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AI라는 문명사 대전환이 인류 평화와 공동 변영 기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측은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선거 유세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권 CSO와의 짧은 화상통화도 진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같은 날 오픈AI와 연쇄 접촉한 것은 차기 정부의 AI 전략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이번 대선은 경제·외교를 넘어 미래 기술 주권을 둘러싼 경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