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감염되는 ‘지카바이러스’ 확산

신혼여행 성지로 꼽히는 미국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과 전염성이 강한 세균성 호흡기 질환인 백일해(Pertussis)가 확산하면서 보건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하와이 보건국(DOH)의 발표를 인용해 “지역 내 백일해 발생 사례가 '우려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 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하와이에서 108건의 백일해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이는 2024년 전체 누적 확진자 수였던 84건을 이미 초과한 수치다.
감염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보건당국은 전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하고 백신 접종 독려에 나선 상태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이후 극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폐렴, 무호흡증, 뇌병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 이름은 '한 번 감염되면 최대 100일간 기침이 지속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배출되는 미세 침방울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미국 폭스뉴스의 수석 의학 분석가 마크 시겔(Marc Siegel) 박사는 “백일해는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 감염으로,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긴 하지만 초기에는 감기로 오인되기 쉬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하와이 보건국은 백일해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7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을, 7세 이상 어린이와 성인에게는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하와이 보건 당국(DOH)은 이날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섬에서 발생한 여행 관련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 1건과 노출 가능성이 있는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와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것은 2019년 이래 처음으로, 당국은 주민들에게 방충제 사용,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모기 번식지인 고인물 제거 등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은 감염된 숲모기에 물린 후 3~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발진, 두통, 관절통 및 근육통, 눈 충혈 등의 증세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약 80%)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 성 접촉, 모자간 수직감염 등으로 전파된다.
감염될 경우 특히 임신부에게 해로울 수 있으며, 심각한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최근 하와이에서는 홍역 확진 사례도 보고되면서 공중보건에 대한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와이주 보건국은 “미국 전역에서 홍역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30개 주에서 1000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며 “하와이 역시 홍역 유입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주민들의 지속적인 예방접종 참여와 방역 수칙 준수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