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 후 2년 6개월 동안 매출액이 7300만 원에 불과하던 충남도 내 한 스타트업이 수출상담회 참가 후 글로벌 기업 프레틀과 5000억 원에 가까운 수출 계약을 체결, 눈길을 끌었다. 프레틀은 보쉬의 1차 벤더사로 연 매출액은 4조원에 달한다.
대박을 낸 그 주인공은 도내 스타트업 시설에 입주한 지앤티이다. 이 기업은 2022년 설립 후 컨버터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 제조 스타트업이다. 본사는 천안 자동차연구원 내에, 연구소는 도와 천안시가 운영비를 지원 중인 충남천안그린스타트업타운에 있다. 공장은 아산 호서대 호서벤처밸리에 구축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이 '4600억원 잭팟' 터트릴 수 있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옥타·OKTA)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충남해외시장개척단에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도, 천안시, 호서대 등 민관의 지원에 따라 수출상담회에 참가했다는 점에서 민선8기 힘쎈충남의 벤처스타트업 육성과 해외시장 개척 등의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5일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옥타가 마련한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도내 기업을 파견하기로 하고 참가 기업을 모집했다.
이를 통해 지앤티를 비롯해 33개 기업을 모아 해외시장개척단을 꾸렸다. 이 행사에서 지앤티는 독일에 있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 기업인 프레틀 그룹과 접촉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게 됐다
이는 지앤티의 컨버터가 자체 개발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이고, 전력 효율은 크게 높인 점이 프레틀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컨버터는 배터리 고전압을 저전압으로 바꿔 디스플레이 등 전자장비로 보내고, 인버터는 직류(DC)를 교류(AC)로 변환해 구동모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지앤티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 2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프레틀에 컨버터 시제품을 보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 4월 프레틀이 지앤티 제품에 대한 구매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지난달 30일에는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했다. LOC는 프레틀이 지앤티 제품을 2030년까지 약 4600억원(2억 9370만 유로) 규모로 구매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도는 지앤티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르면, 지앤티는 호서벤처밸리 내 6611㎡의 부지에 30억원을 투자, 오는 10월까지 공장을 마련해 일부 가동을 시작한 뒤 2027년 6월까지 생산 설비를 완비하기로 했다.
도와 아산시는 지앤티가 계획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행·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김태흠 지사는 13일 도청 접견실에서 손일수 지앤티 대표를 포함해 정윤영 워터베이션 대표, 김정혁 슬로커 대표, 오병윤 잉클 수석연구원, 안경호 에이앤폼 대표 등을 직접 만나, 지원 의사를 적극 표명했다.
이들은 충남해외시장개척단에 포함돼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옥타·OKTA)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한 대표 기업으로 해외 시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지사는 “해외 출장 때마다 도내 유망 중소기업들과 함께 시장 개척 활동을 펴고 있는데, 설립한 지 3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게 돼 자랑스럽다”라며 “앞으로도 도내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민선8기 출범 이후 23차례 634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해외시장개척단을 가동, 283건 5억 9246만 6000달러 규모의 수출 MOU 체결 성적을 거뒀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