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이케아' 니토리, 韓 시장서 쓴 맛…매장 3개 폐점

이마트 하월곡점에 위치한 니토리 매장 전경 〈사진=민경하기자〉
이마트 하월곡점에 위치한 니토리 매장 전경 〈사진=민경하기자〉

'일본판 이케아'로 불리는 니토리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홈퍼니싱 시장 양극화로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니토리는 지난달 가양점과 금천점을 폐점했다. 각각 한국 3호점, 6호점인 매장이다. 가양점은 약 1년 2개월, 금천점은 약 9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두 매장 모두 홈플러스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양점 니토리 매장은 니토리 출점 전략 변경에 따라 5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면서 “당사 기업회생 이전에 이미 협의된 사안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니토리는 지난 3월 이마트에 입점시킨 하월곡점도 폐점했다. 2023년 11월 한국 시장 진출 당시 처음으로 문을 연 매장이다. 당시 900평 규모 대형 점포를 개설하며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니토리 매장은 4개 뿐이다. 1년 6개월 간 매장 7개를 오픈했지만, 3개를 닫았다. 통상적인 대형마트 입점 사례를 고려하면 니토리가 사업 부진을 이유로 자발적인 철수를 결정한 모양새다. 일본 홈퍼니싱 1위 타이틀이 무색한 행보다.

지난 1967년 설립된 니토리는 침대·소파 등 가구부터 침구·수납용품·생활소품까지 리빙 상품 전반을 판매하는 종합 홈퍼니싱 기업이다. 지난해 약 7400억엔(약 6조5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1호점 론칭 당시 2024년까지 10개 매장, 10년 내 20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숍인숍이 아닌 단독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업계는 니토리가 한국 시장 전략을 재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보다 수익성, 가격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강동구 아이파크 더 리버몰 내에 오픈한 고덕점이 대표적이다. 수백평 규모였던 기성 매장에 비해 점포를 소형화한 점이 눈에 띈다. 한국 8호점은 오는 27일 오픈하는 커넥트 현대 청주점에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홈퍼니싱 시장 양극화도 두드러지는 양상”이라면서 “대형마트, 쇼핑몰 내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