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의를 비롯한 국회 운영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및 자진 사퇴 요구를 '새 정부 발목잡기'로 규정하고, 인준안 단독 처리 절차에 돌입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최종 무산될 경우 30일 본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167석)과 범여권 의석을 합치면 김 후보자 인준안은 국민의힘 동의 없이도 표결 처리가 가능하다.
당초 민주당은 30일 본회의 개최를 추진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은 “늦어도 이번 주 목요일(7월 3일) 본회의에서는 총리 인준안이 반드시 표결돼야 한다”며 여야 협의를 당부했다. 이는 30일 본회의를 열지 않고 여야 합의의 여지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국회 본청을 점거한 채 '법사위원장 재배분이 우선'이라며 김 후보자 인준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이는 협치가 아니라 인사 인질극이며 민생을 외면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총리 인준과 추경안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자가 인준된다면 앞으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김 후보자는 '청문회는 우기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며 “국회 청문회는 끝났지만, 국민의 심판은 이제 시작”이라며 30일 '국민의힘 주최 김민석 후보자 국민청문회'를 예고했다.
상임위원장 배분과 김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 향후 추경안 심사를 비롯한 국회 운영 전반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0일부터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경기 침체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음 달 4일까지 추경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부 추경안을 '현금 살포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심사 과정에서 전방위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 예결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이 지난 27일 4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이어, 예결위 일정마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야당 의견을 무시한 추경 일정 통보는 국회 관행과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라고 반발했다. 또 “추경 종합정책질의를 30일 하루만 실시하고, 7월 1일 예산소위, 3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은 전례 없는 속전속결”이라며 “민주당은 일방적 일정을 철회하고 야당과 협의해 새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