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학교는 김기현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김민 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리콘 기반 근적외선(NIR) 광센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광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실리콘 포토다이오드는 1000㎚ 근처 또는 그 이상의 파장에서 광흡수율이 급감해 근적외선 센서로의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듐-갈륨-아세나이드(InGaAs) 등의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해 왔으나 고비용과 낮은 상보형 금속 산화 반도체(CMOS) 공정 호환성 문제로 인해 경제성이 낮은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CMOS 공정 호환성과 저비용이라는 실리콘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근적외선 감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 구조를 제시했다. 납(Pb)과 주석(Sn)이 혼합된 CsPb₀.₆Sn₀.₄I₃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스캘럽(Scallop) 나노선 구조에 적용해 '스캘럽-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텐덤 구조'를 갖춘 새로운 형태의 근적외선 광센서를 구현했다.
이 센서는 상용 CMOS 공정을 활용해 실리콘 기판 위에 고종횡비 스캘럽 나노선을 형성하고, 여기에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결합함으로써 빛의 공진 현상을 극대화해 기존 실리콘 기반 센서 대비 우수한 검출 성능을 확보했다.
스캘럽 구조는 나노선 측벽에서 다중 반사와 위스퍼링 갤러리 모드(WGM) 공진 현상을 유도해 빛의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고 실리콘으로 검출이 어려운 1100㎚ 근처의 근적외선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CsPbI₃)의 일부 납을 주석으로 치환한 CsPb₀.₆Sn₀.₄I₃ 양자점을 적용해, 장파장 흡수 특성을 향상시키고 실리콘과의 밴드 정렬을 최적화하여 광전 변환 효율(IPCE)를 대폭 향상시켰다.

그 결과, 개발된 광센서는 1000㎚ 파장에서 기존 실리콘 대비 최대 77.1% 향상된 IPCE를 기록했고, 8.2㎲ 수준의 빠른 응답 속도를 구현했다. 200회 이상의 온·오프 반복 테스트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다.
연구에 사용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은 저온 스프레이 코팅 방식으로 스캘럽 나노선 구조에 균일하게 증착이 가능하며, 대면적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과 경제성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개발 기술은 자율주행용 라이다, 우주 탐사, 방위산업 등 고성능 근적외선 센서가 요구되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폭 넓은 활용을 기대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고가의 InGaAs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기반 저비용 근적외선 광센서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에는 실리콘-양자점 계면의 안정성과 장기 신뢰성을 확보하는 후속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및 소자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스몰 사이언스'에 게재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산학협력 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