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로봇의 훈련장'.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 1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공공 로봇 실증 인프라다. 출범 1년만에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의 산실로 거듭난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를 직접 찾았다.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는 KETI가 산업통상자원부·서울시·강남구 등과 함께 '기계의 로봇화'라는 기치를 걸고 구축했다. 협업지능 실증개발 지원센터, 마이스터 로봇화 지원센터와 실제 로봇을 도로와 같은 환경에서 실증할 수 있는 실외로봇 테스트베드로 구성됐다.
협업지능 실증개발 지원센터는 기존 제조설비에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더하는 프로젝트를, 마이스터 로봇화 지원센터는 장인(마이스터)의 작업을 기계 또는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업무가 진행 중이다.

협업지능 실증개발 지원센터 연구실로 들어가니 한 대의 로봇팔이 기계를 직접 조종하면서 금속을 가공하고 있었다. 이송 로봇이 선반에서 원료를 가져다 넣으면, 로봇이 재료의 가공 상황을 보고 기계를 작동시키거나 멈추도록 제어했다.
전통적 방식의 공정 장비 활용에서 탈피, 생산성을 끌어올리도록 로봇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이 덕분에 오래된 기계 설비를 보유한 기업들이 협업 지능 실증 개발 센터에 관심이 많다.
황정훈 KETI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장은 “제조 현장에 네트워크 연결이 안된 옛날 설비를 보유한 기업에는 효용성이 커 센터의 기술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사람의 작업, 특히 손쉬운 공정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협업지능 실증개발 지원센터의 업무다. 부품 가공 뿐 아니라 간단한 명령어로 물건을 집어 다른 곳에 정렬시킨다거나, 로봇에 부착된 3차원 형상 카메라로 품질 검사를 한 뒤 합격·불합격 제품을 분류를 하는 로봇도 눈에 띄었다.
맞은 편 건물에는 마이스터 로봇화 지원센터가 자리했다. 여기서는 금속에 힘을 가하는 스피닝 공정으로 컵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장인(마이스터)이 온 몸에 센서를 두르고 작업을 수행한 것을 데이터화해서 기계가 그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
KETI는 총 19종의 마이스터 로봇화 공정 장비 및 실증지원장비를 구축했고, 뿌리 산업의 핵심 분야별로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로봇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이곳에서 로봇을 이용해 시험 생산을 해볼 수 있다”며 “비용 절감 효과가 커 기업 방문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등장으로 주목받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연구도 로봇플러스 테스트베드에서 이뤄진다. KETI 연구원이 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한 채 로봇에 행동을 학습시키고 있었다. VR 기기 내에서 특정한 상황을 가정해 행동하면 그 움직임이 데이터로 바뀌어 로봇이 인간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
KETI는 테스트필드를 단순히 기술 시험의 공간이 아니라 산업과 사회를 연결하는 전략적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매달 1회 '오픈데이'라는 정기 견학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이 로봇이 실제로 움직이고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대상으로는 로봇 대여 및 현장 실증을 지원한다. 로봇 전문기업과 수요기업 간 기술 매칭, 안전성 평가 컨설팅도 제공한다.
테스트필드를 기술 공급자, 수요기업, 인프라 운영기관, 시민까지 참여하는 구조로 마련, 수서역 인근을 로봇 산업 메카로 만들기 위해 '로봇테크센터'를 구축하려는 서울시 계획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희동 KETI 원장은 “로봇 기술은 개발 자체를 넘어, 실제 공정에서 얼마나 정밀하게 작동하고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테스트필드에서 실증-검증-확산을 아우르는 기술 전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