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모두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을 강조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장관 공동선언문을 주도하며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중을 중심으로한 치열한 글로벌 AI 패권전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의 AI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4일 인천시 송도컨벤시아에서 APEC 디지털·AI 장관회의를 최초로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배 장관이 의장을 맡아 주재했다. 아태지역 21개 회원국의 디지털분야 장관급이 처음으로 AI·디지털을 주재로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장관급), 쑹 지준 중국 산업정보화부 차관, 타쿠오 이마가와 일본 총무성 차관, 막수트 샤다예프 러시아 디지털통신부 차관 등 APEC 지역 디지털 분야 거물급이 참가했다.
미·중의 AI·디지털 정책 실권자가 참가한다는 점에서 대립이 예상됐다. 미국은 자체AI 표준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초 프랑스 파리 AI행동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선언문 채택에서 빠졌고, 중국도 AI굴기를 강조하고 있다.
강하연 APEC 정보통신실무그룹 의장은 “APEC은 공동논의, 정책경험 등 공유와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장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어 선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혁신에 초점을 두는데 주력했다”며 “여러 난제에서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접근하기보다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합의 도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모두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AI 전환'을 장관회의 주제로 설정했다. △혁신 △연결 △안전 등 총 3개 세션으로 나누어 논의를 진행했다.
그결과, 장관선언문은 △디지털·AI 기술을 통해 공동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보편적이고 의미 있는 연결성을 확대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국제사회의 공동 비전을 담았다. 그동안 APEC 실무 차원에서 논의되어 온 디지털·AI 의제를 장관급 수준의 공동 원칙과 협력 방향으로 명문화해 역내 정책 협력의 구체적인 진전을 이끌어냈다고 과기정통부는 평가했다.

배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APEC 내 디지털·AI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화할 수 있는 구조 기반을 마련했으며, 향후 공동연구 프로젝트, 국제 표준화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시작해나가겠다”며 “올해 정상회의의 핵심 키워드를 반영한 장관선언문은 정상회의의 핵심 과제인 '혁신'에 대한 논의가 보다 심도있게 이루어지고 실질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장관회의와 연계해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디지털 위크'를 개최한다. 브로드밴드, AI, 전파 등을 주제로 주요 워크숍을 주관하며 AI·디지털 정책 논의를 이끈다. 과기정통부는 장관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메시지를 국내외에 확산하고, 민·관 협력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5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글로벌 디지털·AI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