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성장 넥스트레이드…반년 만에 '속도조절' 역설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이 지난 3월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렸다.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 윤창현 코스콤 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이 지난 3월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렸다.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 윤창현 코스콤 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오는 4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시장 점유율(거래량 기준) 10%대를 돌파했다. 빠른 성장세에도 시행령에 따라 대규모 거래 중단 조치가 불가피해지면서, 제도와 현실 간 괴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일 풀무원 등 53개 종목이 거래 제한에 들어간 전날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량은 1억4977만주, 거래대금은 5조96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 1억7605만주, 거래대금 6조8141억원에 비해 각각 15%, 12% 줄어든 수준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달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풀무원을 포함한 53개 종목 거래를 중단했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YG플러스 등 26개 종목이 이미 거래 중지된 바 있다. 총 79개 종목이 제한되면서 현재 714개 종목만 거래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향후 거래 상황에 따라 중단 종목과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 때문이다. 대체거래소의 최근 6개월간 일 거래량이 전체 시장 거래량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내달 30일까지 평균 점유율을 1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넥스트레이드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지난 3월 출범 당시 거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했지만, 불과 석 달 만인 6월에는 16%까지 치솟으며 급성장했다. 이어 7월에도 14%, 일부 종목 거래가 중단된 8월에도 13%를 유지하며 점유율 10%대 안착에 성공했다.

당초 3년 내 점유율 10% 달성 목표를 반년 만에 달성한 것이다. 낮은 수수료, 빠른 거래 속도, 다양한 종목 공급이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거래 종목 제한 조치로 인한 투자자 불편은 커지고 있다. 당국이 ATS 활성화를 내세우면서도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현행 규제는 대체거래소가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규제 회피를 위한 거래 중단은 투자자의 편익 단절, 증권사의 투자 회수 제한, 제도적 불확실성 확대 등 부정적 영향을 낳을 수 있다”면서 “복수거래시장 도입의 성과를 단순한 거래 규모가 아닌 유동성 제고, 가격 개선, 비용 절감, 기술혁신 등 질적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 인프라에 의존하는 만큼, 대체거래소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은 현행 제도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