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가정을 떠나 처음으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망은 바로 보육 돌봄이다. 이는 사회가 인간의 첫걸음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보통합의 취지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돌봄과 배움이 분리되지 않는 환경을 보장할 때, 아이는 안전한 애착 속에서 탐색하고, 부모는 돌봄 부담을 나누며, 지역은 아이의 성장을 공동의 과제로 품게 된다. 영유아기의 안정된 돌봄은 학습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건강·정서·사회성에 긍정적 영향을 남긴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의 사회적 투자다.
청년기는 아직 큰 복지의 개념이 직접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지만, 사회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육의 의미가 더욱 크다. 초·중등 교육이 기초 소양과 학습 습관을 다지고, 대학 교육이 이를 심화해 전문성과 사회적 역량으로 확장한다면, 청년은 이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자신의 삶을 책임질 힘을 갖게 된다.
특히 학비와 생활비 부담이 큰 현실에서, 국가는 장학금과 교육비 지원을 통해 청년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금전적 보조를 넘어, 청년이 좌절하지 않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청년기의 교육은 시험과 취업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장차 독립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전환 교육이며, 장학금은 그 길을 열어주는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복지다.
그러나 배움의 시간은 졸업과 함께 끝나지 않는다. 산업의 변화는 빨라졌고, 노동의 수명은 길어졌다. 중장년의 재교육과 전환교육, 시니어의 평생학습은 더 나은 일과 삶의 연결을 가능케 한다. 결국 교육은 복지의 비용을 줄이는 예방 시스템이자, 돌봄은 교육이 열어 준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안전망이다.
![[에듀플러스]<칼럼>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과 복지는 함께 가는 동반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9/03/news-p.v1.20250903.56858806e4ee48fc867f2d54beba9716_P1.png)
전문대학의 역할은 이 생애주기 전반에서 더욱 분명하다. 성인 학습자를 위한 야간·주말·모듈형 과정, 마이크로 디그리와 같은 짧고 유연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청년·중장년·시니어를 하나의 학습생태계로 묶을 수 있다.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케어센터 실습, 공공·민간기관과의 공동훈련, 정주형 유학생 프로그램은 지역 일자리와 인구 정착에 직접 기여한다. 캠퍼스 내 '원스톱 학생·시민 지원센터'를 통해 돌봄·상담·재취업·생활설계를 통합 제공한다면, 대학은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복지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교육을 복지의 '지출'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식하고, 유보통합-초·중등·고등교육-직업·평생교육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한 장의 여권처럼 통합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학습계좌와 바우처로 지원하고, 기업과 지역이 함께 쌓는 학습·경력 포트폴리오가 표준이 되면, 누구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가까운 곳에서 배울 수 있다.
결국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다. 교육은 사람이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돌보도록 만드는 힘이다. 돌봄은 타인의 손길이지만, 교육은 자기 돌봄의 능력이다. 두 제도가 나란히 걸을 때, 개인은 좌절 대신 재도전을 선택할 수 있고, 도시는 소멸 대신 회복을 선택할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과 복지는 국민의 삶을 끝까지 동행하는 진정한 동반자여야 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교육과 복지를 하나의 생애 정책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 설계의 중심에는 지역과 가장 가까운 전문대학이 있어야 한다. 현장과 사람을 연결하는 수많은 작은 교차로가 모여 국가의 사회안전망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교육과 복지가 함께 갈 때 개인의 존엄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비로소 현실이 된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 ydkim@dit.ac.kr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협회장=부산경찰청 경찰발전협의회 위원,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상임위원, 부울경·제주 전문대학총장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동의과학대 총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