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전격 사임을 표명하면서 차기 총리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자민당은 총재 투개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자민당 총재가 되면 통상 총리후보자로 본회의에서 투표를 거쳐 일본 총리로 지명된다. 신임 총재 임기는 이시바 총리의 잔여 임기인 2027년 9월까지다.
'포스트 이시바' 유력 후보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23~24일 이틀 간 진행한 전국 여론 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14%,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9%를 차지하며 자민당 총재 유력 후보로 꼽혔다.
현재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다카이치 전 장관은 아베 신조 정권에서 '아베 키즈'로 불린 인물로, 아베 전 총리의 극우적 성향을 그대로 계승해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 15일, 다카이치 전 장관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이전부터 “총리가 되더라도 야스쿠니 신사에 계속 참배하겠다” “야스쿠니 참배를 중간에 그만두는 등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가 기어오르는 것” 등 한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총재 선거에 처음 도전한 다카이치 전 장관은 당시 3위로 낙선했다. 이어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 당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패했다.
다카이치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일본의 첫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여론 조사 2위에는 고이즈미 농림상이 꼽혔다. 그는 한국에서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다뤄야 한다”고 발언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농림상은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을 받아 보수 성향을 보인다. 지난달에는 한국 방문 직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상과 고이즈미 농림상의 양강 구도로 전망되는 한편, 고노 다로 디지털 담당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당,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