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티타임?... 英 연구진 “달 토양서 찻잎 재배 성공”

생성형 인공지능(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제미나이
생성형 인공지능(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제미나이

차(茶)문화로 유명한 영국에서 한 연구팀이 달 표면을 구현한 흙에서 차나무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켄트대학교 연구팀은 달과 화성 표면과 유사하게 조성한 토양에서 실험한 결과 달 토양에 심은 차나무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화성 토양에서 차나무를 재배하는데에는 실패했다.

'레골리스'(regolith)라고 불리는 달 토양은 지구의 토양과 달리 암석, 광물 조각, 작은 유리 조각이 뒤섞여 있고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수분과 질소, 인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흙'보다는 우주 '먼지'에 가깝다. 또한 이 돌가루는 우주비행사의 우주복을 갈아낼 정도로 매우 얇고 날카롭다.

우주 연구가 발전하면서 과학자들은 달 토양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등 장기적인 거주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도 과거 아폴로 11호와 12호, 17호가 달에서 가져온 소량의 흙에 물냉이 씨앗을 심어 식물을 기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켄트 대학교 연구진이 우주 환경을 조성하고 차나무를 키우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켄트대학교
켄트 대학교 연구진이 우주 환경을 조성하고 차나무를 키우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켄트대학교

영국 켄트 대학교 연구팀은 영국인이 매일 즐기는 '차' 나무 재배에 도전했다.

실험은 물리과학부장인 나이젤 메이슨 교수와 식물생물학 강사 사라 로페즈 고몰로 박사 주도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달과 화성 토양뿐만 아니라 빛, 열, 습도 등 달의 척박한 날씨까지 구현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켄트 대학교 연구진이 우주 환경을 조성하고 차나무를 키우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켄트대학교
켄트 대학교 연구진이 우주 환경을 조성하고 차나무를 키우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켄트대학교

달과 화성 환경에 차나무 묘목을 심고 관찰한 결과, 화성 토양에 심은 차나무 묘목은 시들기 시작한 반면, 달 토양에 심은 차나무는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뿌리를 내리고 튼튼하게 자랐다고 한다.

로페즈 고몰로 박사는 “이 프로젝트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달 토양에서 차를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다음 단계는 이러한 조건에서 식물의 생리학을 더 잘 이해하고 생장을 개선해 다른 작물까지 적용하는 것이다. 장기 우주 임무의 길을 여는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메이슨 교수도 “우리는 우주 농업에 대한 연구를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우주에서도 티타임을 즐길 수 있어 기쁘다”면서 “우주에 정착하고 달이나 화성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생각하는 새로운 우주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육상 식물을 달 토양 재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켄트대 연구팀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유럽 최초 우주 농업 워크숍에서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