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농업 기계화율 격차, 구조적 문제 점검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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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농업 기계화율이 67%에 머물러 있다. 논농업이 사실상 100%에 근접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운·정지나 방제는 대부분 기계화됐지만 파종·정식(18.2%)과 수확(42.9%)은 여전히 손에 의존한다. 10a당 투입시간은 벼가 9.9시간인 데 비해 마늘 113.6시간, 고추 141.5시간이다. 밭농업의 생산비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이다. 지난 10년간 논농업 인건비는 0.9% 상승에 그친 반면 밭농업은 최대 20% 올랐다.

기계화의 격차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밭작물은 지형·토질·품목이 다양해 표준화가 어렵고 소규모·분산 경작이 많아 기계 도입 경제성이 낮다. 농가별 맞춤형 장비 수요가 커도 시장 규모가 작아 민간 기업의 개발·보급 참여가 제한된다. 정부 지원이 구조적으로 논 중심으로 짜여 있는 한 밭농업의 효율화는 근본적 전환이 어렵다.

정책의 발목을 잡은 건 지방 이양이다. 과거 중앙정부가 연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던 밭기반정비사업은 지자체로 이양 이후 재원이 급감했다. 2020년 717억원, 2021년 640억원으로 떨어졌고 지자체 판단에 따라 사업 중단도 잇따른다.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라 밭 기반정비가 편차를 보이면서 밭농업 경쟁력 격차는 더 커졌다.

밭농업 기계화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파종·수확 기계 개발이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기술의 문제인지 지방 이양 뒤 사업의 지속성을 잃은 행정 구조의 문제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식량안보와 노동력 절감의 관점에서 밭농업을 논과 같은 정책 우선순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