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리테일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가 매장 점유율 40%에 안착했다. 공격적인 가맹 확대를 통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SSM도 직영이 아닌 가맹점 위주로 재편되는 가운데 여당의 SSM 규제 4년 연장 방침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함께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S더프레시는 지난 9월 말 기준 매장 수 581개를 달성했다. 롯데슈퍼가 342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297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243개로 뒤를 이었다.
GS더프레시는 매장 수 기준 점유율 39.7%를 기록하며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다. 올해만 점포 50개를 늘리는 등 영역 확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연내 목표 매장 수 600개에 다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결은 가맹 확대다. 매장 수 581개 중 가맹점 수는 471개로 전체의 81.1%에 달한다. 반면 직영 매장 수는 110개로 작년 동기 대비 3개가 줄었다.
GS더프레시는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가맹점 179개, 직영 매장 162개로 동등한 비중을 유지했다. 이후 직영 매장은 지속해서 줄었지만 가맹점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2021년 대비 가맹점 증가율은 151.4%에 달한다.
올해 가맹점 확대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마트 3사는 SSM 사업에 미진했다. 롯데슈퍼의 경우 지난해 말 신규 가맹 포맷을 선보이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 대비 10개가 줄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또한 같은 기간 매장 수가 1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지난해까지 유지했던 점포 수 300개 선이 무너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소규모 점포 수 확대는 오히려 비용만 늘어나는 역효과가 난다”며 “물류 효율 등을 고려했을 때 마트 3사는 SSM 확장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규제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SM은 지난 2013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함께 준대규모점포로 분류되면서 규제 대상이 됐다. 현재 대형마트와 함께 △심야 영업 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일 준수 등의 규제를 적용 받고 있다.
당초 오는 11월 규제가 일몰을 맞을 예정이었으나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4년 연장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결을 마쳤고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SSM 가맹점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대착오적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전체 SSM 매장 가맹점 비중은 48.3%에 달한다. SSM 매장 2개 중 1개는 일반 슈퍼마켓과 같은 처지인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라는 의미다. 유통 시장 주도권이 e커머스로 넘어간 상황에서 골목 상권 보호라는 목적 달성보다는 소비자 편익 저해라는 악영향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매 산업이 점차 업태 간 경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유독대형마트·SSM에만 징벌적 규제를 적용하는 모양새”라며 “대형마트와 편의점 장점을 고루 갖춘 SSM 산업이 규제에 발목 잡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