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관련 공시를 강화한다. 기존에는 발행 배경과 주주 이익 영향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투자자 혼란이 있었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는 주요 내용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사주를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 시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공시 서식을 개정해 오는 20일부터 즉시 시행한다
앞으로는 △다른 자금조달 수단 대신 자사주 교환사채를 선택한 이유 △발행시점의 타당성 검토 내용△실제 교환 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기존 주주 이익에 대한 영향 △교환사채 또는 교환주식 재매각 계획(사전협약 포함) △주선기관이 있을 경우 기관명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교환사채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삼아 발행하는 사채를 말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교환사채 발행 결정 건수는 50건, 금액으로는 1조4455억 원에 달해 전년도 총발행 수준(9863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만 39건(1조1891억 원)이 결정돼 급증세를 보였다.
이 같은 발행 증가에 따라 주주 신뢰 훼손과 지배구조 변동 등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환사채 재매각이 기존 최대주주 영향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고, 실제 교환 시 제3자가 지분을 취득해 회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발행 소식이 알려진 뒤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실제 지난달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한 36개사 중 25개사(69.4%)의 주가가 다음날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해 경영판단을 보다 신중히 하도록 유도하겠다”며 “향후 자기주식 관련 공시 위반행위가 발견될 경우 정정명령·과징금 등 엄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예고된 '상장법인 자기주식 공시 개선안'의 후속 조치로,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공시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도 곧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