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부품인 고속통신모듈을 개발해 판매하려다 장비까지 만들게 됐습니다. 도전이었지만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심상범 에스디에이(SDA)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여년 연구개발(R&D) 끝에 레이저 다이렉트 이미징(LDI) 장비를 국산화했고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2030년까지 20~30%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10년 이상 반도체 기술영업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 회사를 창업했다. 초기 인쇄회로기판(PCB), 프로브 카드 설계에 주력했고 2014년부터 LDI 장비 관련 R&D에 착수했다.
LDI 장비는 반도체 기판이나 웨이퍼에 레이저로 회로 패턴을 직접 새기는 노광 장비다. 포토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다품종 소량 기판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세계 LDI 장비 시장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스라엘, 일본 등의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있다.
회사가 처음 개발한 고속통신모듈은 LDI 장비에서 대용량 설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노광 공정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부품이다. 에스디에이는 여기에 광학계와 전체 시스템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 장비를 완성했다.
심 대표는 “2022년 LDI 장비 개발을 완료해 국내 3개사에 공급 이력을 쌓았다”며 “장비에 대한 성능과 신뢰성이 초기 고객사로부터 검증되면서 수주 물량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고,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디에이의 LDI 장비는 650×900밀리미터(㎜) 대형 기판에 20마이크로미터(㎛) 선폭으로 생산할 경우 시간당 90장을 생산할 수 있다. 시장 수요에 대응해 고성능 제품군도 확대 중이다. 현재 5㎛ 장비가 고객사 품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1~3㎛급 초미세 패턴 구현 장비 평가도 준비 중이다.
심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장비는 성능 측면에서는 해외 경쟁사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며 “사후 서비스(AS)와 납기 대응력,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기판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디에이는 연간 30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췄다. 사업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는 물론, R&D와 고객서비스(CS) 인력도 충원해 나갈 계획이다.
심 대표는 “LDI 장비 수요는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조만간 LDI 장비 매출이 기존 사업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