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AI 빅뱅' 몰아친다…총 26만장 엔비디아 GPU 구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주요 파트너 회사 부스에서 참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주요 파트너 회사 부스에서 참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엔비디아가 삼성·SK·현대차·네이버클라우드와 한국 정부에 총 26만장 규모 GPU를 공급한다. 이는 차세대 국가 데이터센터급 5개가 새로 생기는 규모와 맞먹는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레이먼드 테이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사장은 31일 “엔비디아와 협업해 한국 정부와 삼성·SK·현대차·네이버클라우드가 블랙웰 GPU를 포함해 총 26만장 GPU를 활용하는 AI 인프라를 투자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최신 AI 기술을 갖추고 AI 팩토리에서 지능(Intelligence)을 생산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최대 5만 GPU) △SK그룹(최대 5만 GPU) △현대차그룹(최대 5만 GPU) △네이버클라우드(6만 블랙웰 GPU) △한국 정부(최대 5만 GPU)가 총 26만 GPU를 구매하기로 했다.

통상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GPU 1장 가격을 5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하면 이번 총 투자액은 12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각 기업이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해 5만장 GPU를 도입하는 것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테이 부사장은 “이번 투자로 한국은 AI 분야의 세계 선도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며 “한국 정부가 소버린 클라우드를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과 산업의 AI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정부의 리더십이 낳은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국내 기업·정부와 한국형 AI 모델 개발 등 협업 상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LG AI연구원·네이버클라우드·NC AI·SK텔레콤·업스테이지 등 AI 연합군이 개발하는 한국형 AI 에이전트는 엔비디아의 네모(Nemo) 플랫폼과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한다.

이와 별개로 LG와 협력해 로보틱스 개발과 의료용 AI 모델 개발도 지원한다.

한국의 AI 기반 6G 네트워크 개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연세대 등과 함께 협력한다.

테이 부사장은 “완전한 AI 네이티브 형태로 하드웨어(실리콘)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를 내재한 형태가 될 것”이라며 “GPU 컴퓨팅을 엣지와 기지국으로 이동시켜 실시간 지능을 각 디바이스에 더 가깝게 제공함으로써 저전력, 고성능, 저비용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양자컴퓨팅 연구도 협력하고 있다. 엔비디아 쿠다-Q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 연구를 비롯해 과학연구용 기초 AI모델 구축,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연구자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경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하고 AI 생태계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APEC CEO 서밋 폐회식에 앞선 마지막 특별세션 연사로 나선다. 폐회식 이후에는 기자단과 별도 간담회를 갖는다.

경주=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