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캐런 클라인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 “성조숙증 치료, 빠를수록 효과 높아”

캐런 클라인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가 전자신문과 만나 인터뷰했다.
캐런 클라인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가 전자신문과 만나 인터뷰했다.

“성조숙증 치료는 가능한 한 빨리, 충분한 기간 해야 합니다. 특히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이 치료의 골든타임입니다.”

소아내분비학 권위자인 캐런 클라인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는 아이들의 성조숙증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아는 8세, 남아는 9세 이전에 사춘기 변화가 보이면 반드시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모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성조숙증 징후로 △유방 발달 △음모나 겨드랑이 냄새 △갑작스러운 키 성장 △감정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부모들은 아이가 갑자기 키가 커졌다고 좋아하지만, 그건 너무 빠른 성장의 신호일 수도 있다”면서 “성조숙증이 오면 신체가 나이에 비해 빠르게 성숙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서적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아의 경우 평균적으로 유방 발달이 생리보다 약 2년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시작 시점이 앞당겨지는 질환이다. 성호르몬(에스트로겐·테스토스테론)의 조기 분비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 처음엔 또래보다 빨리 크지만, 성장이 일찍 멈추면서 결국 최종 키가 작아지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난다. 빠르게 진행하는 진성 중추성 성조숙증(CPP)인 경우, 적절한 기간 충분히 치료하면 평균적으로 3~10㎝, 많게는 10~15㎝까지 최종 키가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클라인 교수는 “사춘기가 너무 일찍 시작되면 신체를 감정이 따라가지 못해 우울·불안, 짜증 같은 기분 변화가 많아진다”면서 “치료를 통해 아이의 신체 리듬과 정서 발달을 또래 수준으로 되돌려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조숙증 치료제 '엘리가드(Eligard)' 45㎎ 피하주사 제형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한 글로벌 연구를 진행했다. 임상 3상에서 엘리가드는 6개월마다 한 번만 투여하면 되는 장기 지속형 제제다. 24주차 87%, 48주차 95%의 호르몬 억제율을 기록하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캐런 클라인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
캐런 클라인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

클라인 교수는 “엘리가드는 피하주사로 근육주사보다 통증이 훨씬 적고, 주사 후 활동에도 지장이 없다”면서 “아이들이 주사 때문에 운동을 피할 필요도 없고, 6개월에 한 번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순응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엘리가드 45㎎은 현재 성조숙증 치료를 위해 쓰이는 동일 성분의 1개월과 3개월 제형 치료제 보다 용량이 높지만, 6개월 동안 천천히 방출되는 구조로 설계돼 안전성이 확보됐다.

그는 “이건 단기간에 많이 투여하는 게 아니라, 피하조직에 약물이 저장돼 6개월 동안 일정하게 방출되는 형태”라며 “하루로 따지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기존 제형과 노출 수준이 유사하므로 '고용량이라 위험하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클라인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의 본질은 아이가 자신의 시간을 되찾게 돕는 것”이라며 “치료는 단순히 성장을 늦추는 게 아니라, 아이의 몸과 마음이 또래 리듬으로 돌아오게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를 시작하고 몇 달 뒤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때가 있다”면서 “기분 변화가 줄고, 유방 발달이 완화되면 아이가 훨씬 밝아진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