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번 주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양국 간 협력과 관련한 실무 논의에 착수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방위산업을 비롯한 전방위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에 나서기로 한 만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에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도 동행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비서실장은 이번 주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가 '전략적 협력 확대'에 뜻을 모은 만큼, 이번 방문은 실무적 후속 논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국 정상은 국방·방산 분야를 넘어 AI 등 첨단기술 협력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가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UAE는 대한민국의 전통적 우방이자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방산과 기술 협력을 동시에 진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칼리드 왕세자는 “한국의 소프트파워와 기술력은 인상적이며, 신뢰를 토대로 한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UAE는 특히 문화와 기술 역량 등 한국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 대통령의 향후 아부다비 방문 시 협력 논의를 한층 구체화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특사단 파견은 양국 정상 간 논의의 실질적 후속 조치로, 방산 수출과 첨단기술 협력을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행보로 평가된다. 방문 결과에 따라 양국의 국방·산업 협력뿐 아니라 AI, 에너지, 문화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협력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2022년 UAE와 약 4조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대표적인 방산 협력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이 대통령이 방산 외교를 강화함에 따라 강 실장은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을 잇따라 방문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특사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특사단에 포함된 하정우 수석은 UAE의 대표적 AI 기업인 G42 및 AI 담당 장관 등과의 면담을 통해 기술·산업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글로벌 IT 기업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부다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공급 방안도 협력 테이블에 올라올 지 관심이다.
UAE는 AI 분야에서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3.6%를 AI 산업으로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담당 장관직을 신설한 국가다. 2026년에는 AI와 디지털 산업을 국가정책의 핵심 의제로 채택해 의료·교육·교통·정부 서비스·환경 등 공공 부문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 인프라 구축, 개인정보 보호, 윤리 가이드라인 등 규제 체계도 정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아부다비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5억 달러 규모의 AI·디지털화 전략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디지털 행정서비스 등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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