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마이데이터가 단순한 자산조회 서비스를 넘어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마이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하면서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다. 하지만 혁신을 뒷받침할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금융 마이데이터 고도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이재근 카카오페이 데이터전략비즈팀장과 강현정 김앤장 변호사는 마이데이터의 성과와 제도적 한계, 그리고 AI 결합을 위한 법적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로 마이데이터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섰다. 결제·송금·투자 등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 대출비용 절감, 금융사기 방지, 소비관리 고도화 등 금융생활 전반에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 스코어'를 통해 여신상환 중심 신용평가를 벗어나 자산·소비·송금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평가모형을 구축했다. 이 서비스로 약 400만명이 평균 21점의 신용점수를 개선, 포용금융 실현에 기여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기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연간 총 262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거뒀다.
카카오페이는 AI 서비스인 '페이아이'로 금융 편익을 높이고 있다. 이재근 팀장은 “마이데이터는 AI와 결합으로 금융생활 혁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와 AI를 결합하는 데에는 여전히 법적 규제가 장벽으로 남아 있다.
강현정 김앤장 변호사는 금융 마이데이터 산업이 확장하려면 데이터 결합과 AI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현행 제도는 데이터 이동·결합·활용 단계마다 별도 법령이 중첩돼 있고,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기관 수준의 의무를 부담하나 혁신 시도는 제약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데이터를 결합할 때마다 정보 주체의 재동의를 받아야 하며, '비식별 조치' 요건도 과도하게 적용받는다. 강 변호사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에는 대량의 데이터 결합이 필수인데, 현행 절차는 기술혁신을 지연시키는 구조”라며 “데이터 결합 목적이 명확하고 안전 조치가 확보된 경우, 사전 재동의 절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가 마이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안하거나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것은 '자동화된 의사결정'으로 분류돼 법적 모호성도 크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보안, 개인정보보호, 전자금융거래 등 다양한 감독체계 아래 중복규제를 받고 있다.
강 변호사는 “데이터 활용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법제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혁신이 불가능하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감독 기준을 단일화하고, 데이터 제공자·활용자 간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