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 전역에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9년까지 독일 AI 기반 시설에 55억유로(약 9조30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인근 디첸바흐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2023년 개장한 하나우 데이터센터도 확장한다.
독일 에너지 기업 엔지(Engie)와의 협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독일 사무소(뮌헨·프랑크푸르트·베를린)도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구글은 이번 투자가 연평균 10억1600만유로(약 1조7000억원)의 GDP 기여와 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MS 역시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입해 포르투갈 시네스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엔비디아·스타트캠퍼스·엔스케일 등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포르투갈의 대서양 연안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데이터 흐름의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번 투자는 포르투갈이 유럽 내에서 책임감 있고 확장할 수 있는 AI 개발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확충 경쟁은 다른 빅테크로도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독일 도이체텔레콤과 함께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해 뮌헨에 세계 최초의 AI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AI 기업 앤트로픽도 최근 파리·뮌헨에 새 사무소를 열고 영국·아이슬란드와 협업을 확대하며 유럽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AI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AI 관련 법률의 간소화와 유예기간 확대 등 규제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유럽이 데이터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AI 혁신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정책적 전환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