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모운용사(헤지펀드)들이 빠르게 신기술금융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생산적 금융 분야에 대규모 정책 자금 투입이 예고되면서 전문 분야인 상장 및 메자닌 투자 뿐 아니라 비상장 벤처기업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퍼스펙티브파트너스, 에이원자산운용, 시몬느자산운용 등 중소형 헤지펀드는 최근 연이어 신기술금융조합 및 벤처투자조합 운용 업무를 겸영 업무로 추가하고 있다. 향후 대규모 출자 사업이 개시될 국민성장펀드 등 각종 벤처펀드에 공동 운용사(GP)로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다.
중소형 헤지펀드의 최대 관심은 내년부터 150조원 규모로 조성될 국민성장펀드다. 15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직접 지분투자는 물론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초저리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린다. 특정 비상장 분야에 집중 투입하던 뉴딜펀드 등 과거의 정책 목적 기금과 달리 첨단전략산업분야 전반에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도 자금이 투입된다.
통상적으로 증시 내에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던 헤지펀드에게도 다양한 투자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신기술금융조합의 운용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는 주된 이유도 비상장 단계부터 후속 투자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운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다. 특히 헤지펀드의 경우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대출이나 채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장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분위기다.
특히 헤지펀드들은 주로 민간 금융권의 출자 사업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연이어 내놓고 있는 생산적금융 투입금액은 이미 100조원대를 넘어섰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성장펀드 외에도 모험자본과 인프라·벤처 분야에 뭉칫돈이 예고돼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만 해도 금융지주 차원에서 자체 소화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액수”라면서 “자연스럽게 외부 금융사와의 협업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지펀드 시장이 크게 양극화되고 있는 점도 비상장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금감원에 등록된 415개 사모운용사 가운데 178개사인 42.9%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