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쇼핑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검색해 상품을 찾고 비교하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AI가 구매자의 취향을 파악해 상품을 탐색 및 추천하고 결제까지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AI 기반 구매 자동화 구조를 계속해서 고도화하고 있고, 아마존은 AI가 결제까지 대신하는 '바이포미(Buy for me)'를 출시했으며, 챗GPT는 AI가 쇼핑 전 과정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모델을 선언했다.
이처럼 AI가 소비자의 쇼핑 과정에 깊숙이 침투하는 상황 속에서도 '보다 보니 구매'하는 발견형 소비, 그리고 사람과 관계를 기반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관계형 소비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e커머스 등 비대면 환경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자는 판매자 '개인'의 매력과 개성을 발견하고 관계를 이어가며 쌓인 신뢰도를 바탕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AI가 효율을 책임질수록, 오히려 공감, 세계관, 팬덤, 신뢰, 소속감 등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감정 영역이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이러한 발견형 소비의 성장 가운데는 라이브커머스가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단순히 '거래'만 이뤄지는 일방향적인 소통 창구가 아닌 참여와 관계, 연결의 경험을 주는 양방향성 소통 창구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3년 10조원에서 올해 2.5배 성장한 2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가 지속되자 시장을 주도하는 판매자, 즉 크리에이터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립이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의 관계를 '디지털 단골'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결국 AI가 효율을 만든다면, 사람간의 감정적 교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 흐름 속에서 그립은 크리에이터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AI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그립 전체 거래액의 10% 이상이 AI 기술에 기반해서 발생하는 만큼, 크리에이터의 긍정적인 경험이 곧 고객 경험의 혁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라이브 종료 후 AI가 상품별 숏폼 영상을 자동 생성하고 자막, 편집, 배포까지 수행하는 기능이 있다. 라이브 이후에도 별도의 숏폼 콘텐츠를 통해 한번 더 제품과 크리에이터를 노출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AI가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라이브 중 채팅 분석, 가격 및 화면 전환 타이밍 제안, 실시간 판매 서포트 등 'AI 방송 매니저' 기능을 제공하고, 라이브 후에는 자동 리포트와 피드백 제공, 재고 상품을 주제로 숏폼 자동 제작도 진행한다. AI가 기존의 PD, 작가, 매니저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것이다.
AI가 쇼핑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신뢰와 취향은 사람이 만든다. AI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성장시키고, 그 영향력이 구축하는 '관계 기반 커머스'가 일상화되는 미래가 머지 않았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marketing@gripcorp.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