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 7박 10일간의 외교 일정을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마무리했다. AI·방산·원전 등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현안 해결에서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외교 리더십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이번 일정은 단순한 외교 방문을 넘어 한국의 미래 산업과 전략적 영향력을 해외로 확장하는 '경제 외교' 성격이 두드러졌다. 특히 정부 핵심 과제인 AI·방산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왔다. 첫 방문국 UAE에서 한국은 초기 사업비만 3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UAE 스타게이트'에 우선 참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오픈AI·엔비디아 등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최대 5GW 전력을 사용하는 세계적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 사업으로, 한국 기업은 전력 공급·냉각 등 기반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많은 국가가 AI 종속을 우려하지만 독자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3국과 협업해 LLM을 포함한 독립적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정부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과 “대규모 방산 제품 생산·수출을 공동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 모델 구축으로 최소 150억 달러 이상의 수출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G20 정상회의 발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G20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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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는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111분간 회담을 하고 방산 협력과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에 뜻을 모았다. 특히 알시시 대통령이 “카이로 공항 확장 사업을 한국 기업이 맡아 운영까지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이 대통령이 직접 공개해 수주 기대감이 높아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저성장·불평등을 국제 공동 과제로 제시하며 보호무역 확산과 공급망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조를 촉구했다. 또 한국이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AI 분야에서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협력 확대도 제안했다.
튀르키예와는 원전·방산·바이오·첨단기술 등 전방위 협력 강화에 합의하고 '한·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특히 시노프 원전 입찰에 참여 중인 한국전력이 튀르키예전력공사와 기술·부지 평가·규제·금융 모델 등 초기 단계부터 협력하기로 하면서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미래 투자·다자주의·포용성장을 축으로 한 '한국 역할 확대'를 제시했다. 한국이 2028년 G20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다자주의 복원 등 국제 현안을 주도할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