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가 차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대작 '아이온2' 출시 직후 터져 나온 잡음을 이례적일 정도의 '진심 소통'으로 진화시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최근 운영 기조를 두고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출시 직후 부정적 반응이 거셌던 만큼 아이온2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예상 밖 적극적 소통을 계기로 오히려 긍정적 기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특히 커뮤니티 내에서 개발진의 대응 속도와 개선 의지가 언급되며 신작 성과의 회복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아이온2는 한국·대만 동시 출시 직후 이용자 급증으로 2시간가량 접속 지연과 캐릭터 생성 오류가 발생했다. 아이템 '영혼의 서'를 유료 패키지에 포함해 판매한 이슈가 불거지며 비판 여론도 커졌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출시 당일 15% 가까이 급락하며 18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엔씨소프트는 서비스 개시 15시간 만에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었고 21일·24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핵심 운영진이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방송 도중 채팅창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기록하는 모습, 연속된 철야 작업으로 수염이 덥수룩해진 개발진의 모습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될 만큼 '진심'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문제 상품 전면 삭제, 어비스 포인트 격차 완화, PvP 구조 개선, 모바일 스킬 자동 어시스트 도입, 대기열 완화를 위한 통합 거래소 업데이트(예정) 등을 즉각 발표했다. 24일 송출된 세 번째 방송은 조회수 10만회를 넘어섰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이례적으로 공식 환영 입장을 냈다. 협회는 “과거 확률형 아이템 중심 BM과 낮은 소통 수준에서 벗어나 변화의 신호를 확인했다”며 “특히 아이온2의 구독형 모델은 국내 BM 구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바일 조작 불편, 시인성 문제 등은 지속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투자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아이온2 매출의 90% 이상이 PC에서 발생해 수수료가 대폭 절감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1만원으로 상향했다. 기존 모바일 게임의 PC 결제 전환 효과까지 감안하면 연 800억~1000억원 규모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초기 성과도 나쁘지 않다. 아이온2는 출시 3일 만에 DAU 150만명을 넘었다. 앱스토어 매출 11위·구글플레이 매출 15위를 기록했다. 다만 자체 플랫폼 '퍼플' 결제는 집계되지 않아 실제 수익은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소통”이라는 반응이 늘고 있다. 다른 주요 게임사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면서 “엔씨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확산 중이다. 이용자 재유입과 신규 서버 확장 조치가 맞물리며 '분위기 반전' 기대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