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전자]IT 핫픽 - 우리 기업이 제시한 로봇 주차의 미래

학교 운동장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 / 게티이미지뱅크
학교 운동장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주차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차량 수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해졌죠.

특히 도심이나 아파트 단지는 주차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나 구도심 지역은 처음부터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설계되지 않아 여전히 주차 문제가 계속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국내 연구자들은 이 주차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고민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어요.

그 아이디어는 바로 '저상형 주차 로봇'이에요.

팩토리얼 성수에서 공개된 주차 로봇 / 현대자동차그룹
팩토리얼 성수에서 공개된 주차 로봇 / 현대자동차그룹

납작한 AGV(무인운반시스템) 방식 로봇이 사람 대신 주차를 해주는데, 좁은 공간까지 촘촘하게 주차할 수 있어 주차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죠.

이 기술은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상용화에 나서면서 점점 현실이 되고 있어요.

현대위아가 만든 주차 로봇부터 보시죠.

주차 로봇이 기아 EV3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장면 / 현대자동차그룹
주차 로봇이 기아 EV3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장면 / 현대자동차그룹

이 주차 로봇은 두께가 11cm밖에 되지 않고, 두 대가 한 쌍으로 움직여요.

최대 3.4톤 SUV까지 들어 올릴 수 있고, 초속 1.2m 속도로 이동할 수 있어요.

로봇은 차량 밑으로 들어가 바퀴 위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로봇 팔로 앞바퀴와 뒷바퀴를 들어 올려요. 차량을 띄운 뒤에는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비어 있는 공간까지 차를 부드럽게 옮겨준답니다.

이 과정에서는 라이다(LiDAR) 센서가 큰 역할을 해요.

라이다는 주변 사물과 거리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센서로, 로봇이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주차하도록 도와줘요.

또 주차장 바닥에는 QR코드가 깔려 있어 로봇이 길을 헷갈리지 않고 정확한 위치를 찾아갈 수 있어요. 덕분에 0.1초, 0.1m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좁은 주차장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죠.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 아래 여러 대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 아래 여러 대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무엇보다 이 로봇은 기존 주차장보다 약 30% 더 많은 주차 면적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람이 직접 하는 자주식 주차 방식은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내릴 공간, 차를 돌릴 공간, 이동 통로까지 넉넉하게 필요해요. 주차 면 하나만 놓고 보면 넓은 공간이 있어도 실제로는 많은 차량을 넣기 어려워요.

하지만 주차 로봇 방식은 사람이 차에서 내린 뒤 로봇이 차량을 대신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 출입 공간을 거의 만들 필요가 없어요. 자동차들 사이의 간격도 훨씬 좁게 배치할 수 있어서 똑같은 주차장이라도 훨씬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거랍니다.

아울러 현대위아는 최대 50대의 주차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는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도 만들었어요.

이 시스템은 각 로봇의 위치와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차량을 배치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필요하면 로봇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이동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죠.

그리고 이 기술은 이미 서울 성수동의 오피스 빌딩 팩토리얼 성수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어요. 차량을 정해진 위치에 세워두면 로봇이 다가와 알아서 주차해 주고, 사용자가 차를 찾으면 다시 로봇이 차량을 꺼내주는 무인 자동 발레파킹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답니다.

HL만도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 / HL만도
HL만도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 / HL만도

HL만도도 '파키(Parkie)'라는 자율주행 주차 로봇을 개발했어요.

파키는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과 작동 방식은 거의 같지만, 두께가 9cm로 더 얇아요.

이 로봇은 기계식 주차장처럼 복잡한 철골 구조나 레일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요.

바닥 위를 그대로 주행하는 방식이라 기존 주차장이나 건물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바로 적용할 수 있죠. 덕분에 일반 자주식 주차장을 손쉽게 로봇 주차장으로 전환할 수 있어, 오래된 건물이나 협소한 공간에서도 활용하기 좋답니다.

HL만도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 / HL만도
HL만도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 / HL만도

설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요.

별도의 인프라 공사가 필요 없기 때문에 기계식 주차 설비보다 경제적이고, 기존 공간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주차 효율을 높일 수 있거든요. 같은 면적이라도 주차 구획을 더 많이 넣거나, 천장 높이를 낮춰 다른 용도로 공간을 활용하는 등의 재구성이 가능하다고 해요.

현대위아 주차 로봇과 마찬가지로 파키는 사람이 직접 차를 몰고 들어가거나 문을 여는 과정이 필요 없어서 주차 스트레스도 크게 줄여줘요.

문을 열다가 생기는 스크래치나 차 간격이 좁아 생기는 접촉 사고도 줄어들고, 사용자는 정해진 위치에 차만 세워두면 나머지는 로봇이 안전하게 처리해 준답니다.

지난해 HL만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파키를 발레파킹 방식으로 실증 운영하는 협약을 맺었어요. 공항에서도 '자동 주차 + 무인 발레' 서비스가 곧 실현될 예정이죠.

또한 HL만도는 주차장 운영사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과 함께 '자동 주차 + 호출 + 출차'가 가능한 스마트 주차장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답니다.

엠피시스템(MPSystem)의 주차 로봇 / 삼표그룹
엠피시스템(MPSystem)의 주차 로봇 / 삼표그룹

삼표그룹은 엠피시스템(MPSystem)이란 것을 만들었어요.

엠피시스템은 AGV 방식의 주차 로봇과 운반 체계가 결합된 기술이에요.

이 시스템을 갖추면 두께 9.9cm의 주차 로봇이 건물 내 주차 보관소에서 모든 방향으로 진입해 이동하고, 층별 수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차량을 들어 올려 좁은 공간까지 촘촘하게 주차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아파트 주차장같은 자주식 주차에서는 9대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엠피시스템은 로봇 주차 리프트앤고(Lift&Go) 기술로 병렬 주차가 가능해 21대까지 수용할 수 있답니다.

시공 현장마다 시스템 레이아웃을 달리 설계할 수도 있어요. 지하로 주차장 공간을 확보하길 원하면 지하주차장 형태로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하고, 주차타워형으로 원하는 곳은 타워형 시공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로봇 주차 '엠피시스템' 주차장 내부 / 에스피앤모빌리티
로봇 주차 '엠피시스템' 주차장 내부 / 에스피앤모빌리티

특히 엠피시스템은 기존 국내 기계식 주차타워처럼 철재 골조로 되어 있는 구조와 달리, 콘크리트 격벽과 스프링클러를 갖춰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도 다른 차량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이 시스템은 삼표그룹이 글로벌 로봇주차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셈페르엠과 합작해 만들었는데요. 삼표그룹 계열사 에스피앤모빌리티가 국내 영업을, 셈페르엠이 해외 영업을 맡아 로봇주차 시스템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삼표그룹은 이 기술을 국내 건설사, 설계사와 협업해 '스마트 주차 + 건물 설계'를 함께 고려한 주차 솔루션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 주차가 부족한 주차공간을 해소해줄 대안이라고 보고 있어요.

사람이 직접 주차하지 않아도 되고 좁은 공간까지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도심 속 주차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빈 주차 공간을 찾느라 돌아다니던 시간도 줄어들고, 운전자는 주차 걱정 없이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겠죠.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