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황실의 대표 보물 '파베르제의 달걀'이 경매에서 우리돈 444억에 판매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CNN 방송 등에 따르면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파베르제의 달걀 '윈터 에그'가 2290만파운드(약 444억7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예상 낙찰가는 2000만파운드(약 388억6000만원)였으나 이를 뛰어넘은 2290만파운드에 낙찰돼 파베르제의 달걀 가운데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경매에 등장한 윈터 에그는 개인이 소유한 파베르제 달걀 단 7점 가운데 하나다. 파베르제 달걀 자체가 단 50개밖에 생산되지 않은데다 러시아 황실이 해체되면서 대부분이 분실되거나 기관·박물관 소유로 넘어가 희소성이 높아졌다. 이번 경매도 2002년 이후 23년만에 진행됐다.


'파베르제 달걀'은 러시아 제국 보석 세공사 페트르 카를 파베르제(1846~1920) 가문이 제작한 달걀 모양 예술품이다.
러시아 제국의 알렉산드르 3세가 덴마크 출신의 마리야 황후를 위해 제작을 의뢰하면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니콜라이 2세도 계속 제작을 의뢰하며 러시아 황실의 대표 예술품이 됐다.
경매에 등장한 윈터 에그는 니콜라이 2세가 1913년 부활절을 맞아 어머니 마리야 황태후를 위해 제작을 의뢰한 작품이다. 당시 니콜라이 2세가 지불한 금액은 2만4600루블로, 파베르제 달걀 중 3번째로 비싼 작품이었다.
윈터 에그는 당대 희귀한 여성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다. 파베르제 수석 보석상인 알베르트 홀름스트룀의 조카딸인 알마 필은 창문에 낀 서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디자인했다.
높이 8.2cm의 윈터 에그는 수정을 조각해 만들어졌다. 표면에는 4500여 개의 다이아몬드로 눈꽃이 수놓아져 있다. 달걀을 열면 그 안에는 흰색 석영과 가넷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 꽃바구니가 들어있다.
파베르제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 보석업체 워츠키의 키런 매카시 전무이사는 “이번 낙찰가는 귀중한 소재를 자연의 순간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장인 정신에 매겨진 가격표”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에는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사용됐지만 다이아몬드 자체는 매우 작기 때문에 별다른 가치가 없고, 예술적 표현과 역사적 가치에 비싼 가격이 부여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2015년에는 분실된 파베르제 달걀이 발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미국 남성이 중고시장에서 1만 4000달러(약 2000만원)에 구매한 작품이었는데, 당시 남성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금값인 500달러(약 74만원)에 판매하려다 실패한 이후 자신이 구매한 작품이 파베르제 달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