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 경쟁이 시작됐다. 향후 7년 간 인천공항 주류·담배 판매권이 걸린 만큼 국내외 면세점 관심이 뜨겁다. 2년 전 본입찰과 입찰 조건이 대동소이한 가운데 향방을 가를 입찰가 눈치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DF1·DF2 입찰 공고를 11일 게시했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지난 9월과 10월 각각 반납한 사업권이다. 취급 품목은 주류·담배·향수·화장품으로 동일하며 두 사업권 모두 제1여객터미널(T1), 제2여객터미널(T2)에 걸쳐 매장 권역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입찰 조건은 2년 전에 있었던 본 입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입찰은 중복 참가가 가능하지만 공동 계약은 불가능하다. 사업권 한 개 당 사업자 1개사를 선정하겠다는 의미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3년 6월 30일까지로 약 7년 간 유지된다. 임대료 산정 체계 또한 여객 수에 비례하는 '객당 임대료' 방식이다.
공사 측에서 제시하는 최저 수용 금액의 경우 소폭 낮아졌다. 본입찰과 비교해 DF1은 5.9% 감소한 5031원, DF2는 11.1% 감소한 4994원이다. 2년 전과 비교해 사업권마다 할당된 면적과 매장 수가 감소한 것을 고려한 결과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고 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차이점을 찾자면 본 입찰과 달리 DF1이 DF2보다 최저수용금액이 높아진 것이 유일한 특징이다. 내년도 T2에 아시아나항공이 합류하면서 여객 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DF1 사업권에 T2 매장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자 평가는 사업능력 60%, 입찰가격 40%로 나뉜다. 공사 측 정성평가 비중이 60%라는 점에서 이번에 사업권을 반납한 철수 업체에 대한 페널티가 주어질 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쟁도 입찰 가격이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입찰이 업계 관심을 받는 것은 인천공항 면세점 가치 때문이다. 세계적인 허브 공항이라는 상징성과 홍보 효과, 매출 확대에 따른 브랜드 협상력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DF1·DF2는 마진율이 높은 주류·담배 품목을 취급하는 메인 사업권이다.
입찰 경쟁은 국내 면세점과 해외 면세점 간 구도로 벌어질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재입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현대면세점 또한 시내점을 정리해 확보한 여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철수한 신라·신세계 재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2년 전 고배를 마셨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참여도 유력하다. 태국 킹파워, 스위스 아볼타 등 글로벌 면세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일은 내년 1월 20일이다. 본격적인 눈치 싸움이 시작된 가운데 오는 18일 예정된 사업 설명회에서 주요 후보 사업자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들이 과도한 임대료 적자로 철수했지만 이번 재입찰 또한 결국 '얼마 만큼 적자를 안고 갈 것이냐'에 대한 각 사 판단이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