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장립종 쌀 본격 육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견인

가공상품 개발 및 수출 확대 등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제시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제공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제공

해남군이 전 지구적 기후 변화와 급변하는 국내외 식문화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농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한국형 장립종 쌀'을 미래 식량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 자포니카(단립종) 품종 위주의 재배 방식에서 벗어나, 장립종 쌀 시범 재배단지 조성 및 보급 확대를 넘어 생산-가공-유통-마케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농업 혁신을 추진하는 해남군의 선도적인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쌀 교역 시장에서 장립종 쌀, 즉 '인디카 품종'은 쌀알이 길고 찰기가 적은 특성으로 인해 전체 교역량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인의 주식인 찰진 쌀 '자포니카 품종'은 그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여, 그간 국내 쌀의 국제 경쟁력 확보 및 해외 시장 진출에 본질적인 한계점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쌀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해남군은 전라남도, 세종대학교, 영농조합법인, 유통업체 등과의 견고한 민관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 우리 기후와 토양에 최적화된 '한국형 장립종 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품종은 간척지를 중심으로 재배 면적을 2024년 20ha에서 금년도 약 100ha까지 5배 확장하며, 약 600톤에 달하는 고품질 원료곡 생산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집중호우와 가뭄 등 잦아지는 이상기후에도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 재배 안정성이 높으며, 기존 품종 대비 높은 수확량은 쌀 공급 과잉 문제 해소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립종 벼 재배에 참여한 한 농업인은 “일반 벼 재배와 비교해 육묘부터 수확까지의 농작업 과정과 시기가 동일해 재배에 큰 어려움이 없었고, 특히 가뭄과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확량을 유지했다”며 “향후 이앙 시기 및 시비량 등 고품질 재배 기술 데이터를 더욱 축적해 현장에 적용한다면 수확량은 물론 품질 또한 한층 더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해남 장립종 쌀은 일반 쌀 대비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적고 은은한 향과 함께 고슬고슬한 식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볶음밥, 리조또 등 서구식 및 아시안 푸드의 소비가 증가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소스와의 조화가 뛰어나고 밥알이 뭉치지 않는 장립종 쌀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대 시키고 있다.

실제로 국제농업박람회(나주) 및 미남축제(해남)에서 장립종 쌀을 활용한 볶음밥 시식 행사를 진행한 결과, “일반 쌀과 견주어 맛이 뛰어나다” “소화가 잘 되고 가벼운 느낌이 좋다”는 등 젊은 층과 주부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연이어 받으며 국내 시장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검증하였다.

해남군은 현재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장립종 쌀 원료곡 약 4톤을 성공적으로 수출하며, 인터넷 및 홈쇼핑, 오프라인 마트 등 다각적인 유통 채널을 통해 국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는 민간 분야 최초의 장립종 쌀 전용 도정라인이 준공될 예정이어서, 향후 가공 물량 확대와 함께 국내외 시장 공급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최신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밥, 밀키트, 쌀면 등 장립종 쌀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가공상품 개발에도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